그 시절 성탄, 아름다운 찬양곡들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3년 12월 20일(수) 08:45
본보 1956년 12월 24일 자에 실린 새벽송의 모습.
어렸을 적부터 교회생활을 한 40대 이상의 장년 그리스도인들에게 성탄절은 교회와 관련된 추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연극과 찬양, 콩트 등을 준비해 선보이며 교회 밖 청소년들까지 초대해 함께 어울렸던 문학의 밤, 성탄 전날 교회에 모여 선물교환을 하고 밤을 샜던 올 나이트, 새벽에 성도들 집을 방문해 캐럴을 부르며 성탄의 기쁨을 나눴던 새벽송, 삼삼오오 교회에 모여 성탄전야제를 준비하며 보냈던 즐거운 시간들. 안타깝게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성탄절의 풍경들이다. 시대의 변화로 이제 더는 이런 풍경들을 볼 수는 없지만, 과거에 울려퍼졌던 캐럴·CCM을 다시 불러보며 추억을 나누고 또 새로이 추억을 쌓아보면 어떨까. 그 때 그 시절, 성탄전야를 달구었던 캐럴·CCM을 소개한다.



#탄일종이 땡땡땡

크리스마스에 교회에서 치는 종인 '탄일종'에 관한 캐럴로, 성탄의 소식이 깊은 산 속과 바닷가 마을까지 울려퍼진다는 내용을 노래하는 곡이다. 보통 캐럴은 대부분 외국곡을 번역한 곡들이 많은데 이 곡은 한국인이 작사·작곡한 캐럴로 한국적 정서가 잘 담겨있다. 영어, 독일어, 태국어 등으로 번역되어 세계 여러 나라에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밝고 경쾌한 리듬으로 과거 성탄전야제에서 앞 순서를 담당했던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율동과 함께 많이 불렀던 찬양이다.



#실버벨

미국 출신의 송라이터 제이 리빙스톤(J. Livingston)과 레이 에반스(R. Evans)가 1950년 작곡한 캐럴로 1951년 개봉한 '레몬 드롭 키드(The Lemon Drop Kid)'에서 사용되며 널리 알려진 캐럴이다. 성탄절의 상징과도 같은 '종소리'를 주제로 성탄의 분위기로 물드는 거리를 잘 묘사한 곡이다. 느린 템포와 복잡하지 않은 구성으로 교회에서는 교회학교 아이들의 찬양부터 장로·권사님의 중창까지 널리 사용됐고, 또 핸드벨 공연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오 베들레헴 작은 골

현재 찬송가에 실려 있는 이 곡은 미국의 설교가 필립스 브룩스(Phillips brooks) 목사가 작사한 곡이다. 1865년 필립스 부룩스 목사는 성지를 방문하여 성탄절 전야에 베들레헴의 '예수탄생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던 중 매우 큰 감동을 받았는데, 이를 기초로 하여 이 곡을 작사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내려오신 성탄의 기적을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표현한다. 성탄의 의미와 분위기를 잘 묘사하는 만큼 성극이나 칸타타로 많이 사용됐다.



#실로암

오늘날에는 훈련소 군인들이 신나게 부르는 찬양으로 더 유명한 실로암. 실로암은 1981년 신상근 목사가 요한복음 9장의 본문과 자신의 신앙고백을 바탕으로 작사·작곡한 곡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많은 교회에서 울려퍼졌던 복음성가다. 어두움 속에 갇힌 삶을 살다가 예수님의 은혜로 얻게 된 구원의 감격을 경쾌한 멜로디를 통해 노래하는 이 곡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오늘 집을 나서기 전

펄킨스(W.O. Perkins)가 작곡하고 키더(M.A. Kidder)가 작사한 곡이다. 기도의 중요성을 담담하게 노래하는 이 곡은 우리가 삶 속에서 정말로 예수님을 신뢰하며 살고 있는지, 말씀대로 살고 있는지 묻는다. 천천히 찬양을 따라 부르며 나의 삶은 어떠했는지 묵상해볼 수 있다. 성탄절을 이 찬양과 함께 보내며 올해 나의 삶과 신앙을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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