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지 않는 듯 돌보신다

[ 목양칼럼 ]

송경호 목사
2023년 11월 23일(목) 08:17
어린 시절 열심히 성경말씀을 가르쳐 주고 안아주며 사랑한다 말해주던 선생님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스크림 사주고 과자 사주고 시내에 나가 레스토랑이라는 곳에 가서 돈가스 정식을 사준 선생님들은 또렷이 기억난다.

여름에는 성경학교를 통해 중고등부 시절에는 수련회와 연합 기도회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지금 아이들은 필자의 어린 시절과 다르다. 달라도 달나라만큼 다르다. 두 살이 된 어린 조카가 있는데 말이 트이자 하는 말이 '유튜브 볼 거니까 내 패드 주세요' 필자는 그 나이에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무엇이든 빨리 배우고 빨리 알아가는 요즘 청소년기 아이들은 좋은 것 나쁜 것 구별할 시간도 없이 그저 주어지는 정보가 머릿속으로 무한 입력된다. 이런 상황에 교회교육이 어렵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초등부 때는 자존감이 없어 항상 침울한 아이들을 교회에서 돌보고 재능교육을 하는 '돌봄교실'에 초점을 맞추어 양육 하였다. 자존감이 떨어지던 아이들이 자심감을 회복하는 좋은 교육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사춘기 아이들은 시비가 많고 화도 많고 웃음도 많다. 그런데 코로나 3년 동안 귀중한 시간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아이들이 다툼을 엮을 수는 있어도 푸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한 마디로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되었다.

우리교회 아이들도 학교에서 문제가 있었다. 아이들이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더니 스스로 교회에 찾아왔다. 아이들이 오기 전에 필자는 고민했다. 야단을 쳐야하나 말씀으로 권면해야 하나. 하나님께 기도하며 '아버지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할까요?'만 되 네이고 있을 때 '얘들아 어떻게 도와줄까?' 하는 감동이 왔다. 야단을 쳐도 모자랄 판에 도와주다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것이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아이들이 왔을 때 얼굴을 보았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그 작은 몸에 예수그리스도의 보혈이 흐른다고 생각하니 세상 귀하게 보였다. 아이들은 시간을 정해 기도하고 갔다. 벌써 3주째 기도하러 온다.

아이들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기도하고 가면 아이들은 마음이 편하고 학교에서도 불안하지 않다고 한다.

우리는 쉽게 이야기한다. 머리모양이 어쩌고 행동이 어쩌고 말투가 어쩌고 하면서 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나만의 자를 가지고 잰다. 그리고 판단 한다. 저 아이들 교회 다니는 아이들 맞어?

그런데 아버지는 '맞다' 하신다. 그러면서 힘든 사춘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오늘도 말씀하신다. '얘들아 무엇을 도와줄까?' 아이들에게 하나님 아버지의 이 마음이 닿기를 기도한다.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급한 대로 냉장고를 뒤져 떡라면을 끓였다. 한 아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한다.

'목사님, 개 맛있어요'하며 웃는다.

'애들아 무엇을 도와줄까?' 아버지의 음성이 가슴에 요동친다.

송경호 목사 / 덕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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