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맺음의 삶을 위해 |2024. 10.02
[ 목양칼럼 ]   

교회에 과일나무 여러 그루가 있다. 배 한 그루, 뽕(오디)나무 한 그루, 감나무 6그루, 사과나무 한 그루 등이다. 어린 사과나무 빼고 전임 목사님들이 심었다. 지난해 두 개 열렸던 배는 제법 여러 개 열렸다. 감나무도 지난해 거의 다 떨어졌는데 단감과 땡감이 제법 열려 있어 조금씩 색상이 변하며 익어간다. 그런데 뽕(오디) 따는 시기는 이미 지났고, 이제 따서 먹을 수 있는 과일은 감나무…

마을목회, 함께 살아가는 것 |2024. 10.02
[ 목양칼럼 ]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은 필자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간이다. 그 시간, 포항에서 진도 5.4의 지진이 일어났다. 필자가 시무하는 교회는 진앙지인 흥해읍 남송리로부터 불과 2km도 떨어져 있지 않아 큰 피해를 당했다. 당시 필자는 사택의 옥상에 올려놓은 컨테이너로 만든 사무실에서 수요예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 '쿵' 소리가 한번 나더니 조금 지나 엄청난 지진이 찾아왔다…

필요한 곳에 도움을 나누는 삶 |2024. 09.18
[ 목양칼럼 ]   

때때로 "TV가 안나와요", "전기가 안 들어 와요", "보일러가 안 돌고 방이 냉방이에요"라는 SOS를 받는다. 그 시간이 낮이든 밤이든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에게는 긴급이다. 드라이버, 또는 플래시를 들고 달려간다. 당연히 필자는 그 분야에 문외한이다. 그럼에도 나이 드신 성도님들이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요청할 때 "난 그런 것 못해요"라고 할 수 없어 달려간다. 낮시간이나 되면 그래도 지…

최고의 프로그램 |2024. 09.18
[ 목양칼럼 ]   

곡강교회로 부임하고 교회의 전체적인 지향점을 '쉼, 회복,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라는 주제로 정했다. 프로그램이나 일로 분주한 교회보다는 예배를 중심으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회복을 경험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고자 하는 모토였다. 교회에서 나눔과 섬김을 위해서 여러 가지 이웃을 돌아보는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시작한 것이 우리 손으로 직접 할 …

나의 삶의 자리에서 힘을 다하여 |2024. 09.11
[ 목양칼럼 ]   

3월 말이나 4월 초순이 되면 모내기 준비를 한다. 여러 기계를 연결하여 모판을 얹어주면 모판은 자동으로 이동한다. 그 이동하는 모판에 흙을 깔아주고, 볍씨를 뿌려주고, 볍씨에 필요한 비료와 흙으로 다시 덮어주고 물을 뿌려주면서 마지막 도달하면 모판을 차곡차곡 쌓는다. 그리고 약 40여 일이 지나면 모는 자라나서 논으로 이사할 준비, 곧 모내기를 하기 위해 트럭에 모판을 싣고 논으로 이동한다…

더 낮은 곳으로 갈 용기 |2024. 09.11
[ 목양칼럼 ]   

나이 서른이 채 되기 전 내려왔던 교회에서 6년 정도를 있다가 지금 목회하는 곡강교회로 임지를 이동했다. 같은 시찰 소속의 교회였는데 이곳 장로님이 곡강교회로 와달라는 요청에 교회를 이동하게 됐다. 요즘처럼 이력서를 낸 것도 없었고 교회에 와서 선을 보이기 위한 설교를 한 적도 없이 그렇게 교회를 옮기게 됐다. 처음 시무지였던 교회는 필자의 첫사랑과도 같았다. 그러다 보니 막상 옮기는 날 마…

오늘도 걷는 논두렁 밭두렁 그 길 |2024. 09.04
[ 목양칼럼 ]   

현재 섬기는 교회는 제13대 담임목회자로 1995년 부임해 2년 후 안수받고 섬기다가 2003년 사임한 교회에 제17대 담임목사로 2021년 재부임해 만 3년이 경과했다. 3년 전 부임하면서 교회 가족들에게 인사로 "함께 살려고 왔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지역에는 150명분의 선물(마스크, 백설기, 수건)을 준비해 나눴다. 그때 교회 성도는 30명이었는데, 지역에 믿지 않는 분들이 약 15…

말하는 목회에서 듣는 목회로 |2024. 09.04
[ 목양칼럼 ]   

필자는 신학교 시절 농어촌선교를 꿈꿨다. 학교에서 그 꿈을 위해 농어촌 선교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나름 농어촌 목회를 준비했다. 그러던 중 신대원 3학년 1학기 무렵 친구로부터 "우리 고향 교회가 목회자를 청빙하는데 너처럼 농촌목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가면 좋겠다"는 말에 낯선 땅 포항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나름 농촌목회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며 마음에 힘을 많이 주고 내려왔다. …

감자 먹는 사람들 |2024. 08.28
[ 목양칼럼 ]   

필자는 미술엔 문외한이지만,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좋아한다. 화폭에 담긴 화수의 열정과 메시지를 통해 적잖은 영감을 얻기 때문이다. 서양 미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인 '빈센트 반 고흐'는 1853년, 네덜란드의 어느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정신 질환을 앓게 되면서부터 그림을 그렸지만, 그 이전에는 문학과 신학에도 심취해 있었다. 또 선교에도 큰 관심을 가졌는데, 한때 평신…

다른 사람과 어울려야 행복하다 |2024. 08.28
[ 목양칼럼 ]   

어릴 때부터 찬양을 참 좋아했다. 주일학교에 열심히 다닌 것도 찬양이 좋아서였고 목회자가 되려는 이유도 찬양 때문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찬양을 좋아한다. 혼자서 흥얼거리며 찬양을 부를 때도 즐겁지만 기타를 치며 찬양하면 더욱 행복해진다. 피아노를 치면서 찬양할 때 풍성한 만족감이 다가온다. 악기를 가지고 찬양할 때 행복한 이유는 화음을 이루기 때문이다. 기타와 친해지면서 기타 줄을 어루만지노…

나의 행동이 나의 유언이다 |2024. 08.21
[ 목양칼럼 ]   

신대원에 입학해 선지동산에서 경건과 학문을 훈련한 지 어느덧 30년이 다 되어간다. 목회자로서 늘 마음에 품는 한 가지 질문이 있다. "나는 사명의 길을 걸으며 어떤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가?" 1974년, 중국 산시성의 중심도시인 서안 지역에 심한 가뭄이 들었다. 그해 3월 29일, 외곽 시골 마을에 살던 한 청년이 물을 얻기 위해 동료 다섯 명과 함께 우물을 파고 있었다. 곡괭이로 한참 땅…

목회자의 본질적 사명을 잊지 말자 |2024. 08.21
[ 목양칼럼 ]   

1992년 젊은 나이에 단독목회를 시작했다. 18개월 지난 아이를 업고 임신 중인 아내와 함께 목회가 뭔지도 모를 때 5~60명 모이는 시골교회에 부임했다. 부임할 때는 시골에서 7년 정도 열심히 목회하면 하나님이 더 좋은 길을 열어 주실 거라고 아내를 달래면서 시골에 들어갔다. 그리고 7년 동안 진행할 중요한 목표들을 세웠다. 매년 장년 출석 목표를 세우고, 교회 건축하기 위한 대지 구입,…

하나님을 닮아가는 길 |2024. 08.14
[ 목양칼럼 ]   

유난히 길었던 장마가 끝나고 삼복더위의 한복판을 지나온 요즘, 계절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 속에 하루하루를 맞이한다. 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전통 한의학에서는 일 년을 사계절이 아닌 오계절로 보았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 있는 장하(長夏)라는 계절이 그것이다. 봄에 싹튼 생명이 하기(夏期) 내내 자라나다가 장하의 기간에 그 열매가 속으로, 질적으로 농익게 된다…

비행기를 태워주는 선교 |2024. 08.14
[ 목양칼럼 ]   

목회 현장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며 강조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목회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한다. 누구는 당연히 예배와 설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예배와 설교 중심으로 목회한다. 그런가 하면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성경공부나 다음세대 교육에 치중하는 목회자도 많다. 또한 상처받은 사람이 많은 시대에 심방이나 상담 중심의 목회를 하는 분도 있다. 그리고 영혼 구…

하나님 죄송합니다 |2024. 08.07
[ 목양칼럼 ]   

사람들은 대인관계 속에서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날 때 본능적으로 자기방어를 하려고 한다. 칭찬 들을 만한 일이 생길 때는 나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뒤로 숨기도 하고 환경을 탓하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기도 한다. 사역에 문제가 생길 때 누구에게 알려질까 염려하면서 다른 사람 앞에서 태연하게 보이려고 애쓴다. 목사가 사람은 두려워하면서 하나님 앞에 두려운 마음이 없으니 어찌 된 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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