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화장 |2020. 02.21
[ 구름위의돌베개 ]   

아침 화장 거울 앞에 아침을 세워 놓는다 길이란 길은 다 지워졌다 발가벗겨진 얼굴에 시간이 서둘러 분칠을 한다 풀꽃이 바람에 살랑거리듯 시작은 설레이는 것 하늘빛 아이새도 눈꺼풀에 칠하며 꿈으로 물들인다 그대를 문틈으로 엿본 마음이 붉은 칸나 꽃빛으로 뺨을 달구고 새가 푸드덕대며 길을 내듯 눈썹을 조심스럽게 그려본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이 열리고 나는 장미 넝쿨이 담벼락으로 흘러내린 아…

인생후반부에도 |2020. 01.15
[ 구름위의돌베개 ]   

톨스토이 플랭크린 커넬 샌더스 그랜마 모제스 윈스턴 처칠 빅토르 위고 이디스 해밀턴 알프레드 히치콕 부활 이중초점 렌즈 케이에프시 천육백 개 그림 노벨문학상 레 미제라블 고대 그리스 신화 사이코 72 78 68 78 80 61 60 61 저 숫자들에 이르기까지 실패를 반복하는거지 거듭된 시작과 과정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늦은 인생은 없는거지 사영숙 시인/제10회 기독신춘문예 당선

주머니 속의 하늘 |2019. 09.19
[ 구름위의돌베개 ]   

주머니 속의 하늘 눈보라 들이치는 날 대로변, 어깨를 툭 쳐오는 어느 한 사람이 있어 장난기 가득 실린 채 훔쳐보다가 보풀들만 기생하는 호주머니 속 무례히 손 넣어오는 정글 같은 온기 훅, 끼쳐오는 어느 한 사람이 있어 내 살갗 같다고 더러 일렁이는 말을 일렁이지 않게 일러줄 한 사람이 있어 곧잘 풀리는 손가락 은밀히 쥐여 주는 어느 굳센 손가락 다섯이 있어 시나브로 춤추는 황홀한 숲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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