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도 뉴미디어다 ②엘피 판과 턴테이블

레트로도 뉴미디어다 ②엘피 판과 턴테이블

[ 뉴미디어이렇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07월 07일(수) 10:53
최근 다시 유행하는 음원인 엘피(LP)도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미디어다.
나이가 드니 귀에서 나는 이명, 즉, 바람이 거세게 부는 느낌이 있다. 무더운 여름날 매미가 떼지어 울어대는 것 같은 소리 때문에 귀가 먹먹하고 힘들어서, 병원을 찾아가 여러 검사를 해봤는데, 어디에 이상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니란다. 나이가 들면서 가청 음역대가 좁아진 탓에, 듣지 못하는 음역대를 뇌가 듣는 것처럼 착각해 발생하는 현상이란다. 마치 없어진 신체 부위가 가려운 것과 같단다.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음역대가 점점 좁아지고 어떤 특정한 단어들이 들리지 않고, 또 이명이 생기면서 소리에 귀가 예민해졌다. 핸드폰을 귀에 대고 통화하다 시간이 조금만 길어져도 귀가 아프기 시작했다. 음악을 들을 때, 성능 좋은 헤드폰을 사용해도 귀가 아팠다. 그리고 CD로 음악을 듣는데, 어느 때부턴가 그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음악을 듣는 게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눈도 침침해져서 책 읽는 것도 점점 힘겨워지는 상황에서, 시디로 음악을 듣는 것까지 수월치 않다면 이건 꽤나 심각한 일이다.

"나는 혈액형이 C형이다"라고 말할 만큼 필자는 커피를 좋아하고, 특히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데, 요즘엔 커피도 몸이 부담스러워 해서 마시는 횟수를 줄이고 있다. 그 짧은 시간 말 그대로 커피 브레이크 시간이 줄어드는 게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크다.

CD 음이 귀에 거슬려서 음악을 원하는 만큼 듣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때까지 흔하게 사용하던 엘피(LP) 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무난한 턴테이블을 구입하고, 명반으로 평가받는 엘피 판들을 하나씩 구입해서 듣기 시작했다. 다행히 시디와는 달리 엘피 판은 귀에 그렇게 거슬리지 않았다.

요즘 MZ세대들이 레트로 감성으로 엘피를 선호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엘피는 레트로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미디어이다. 그들은 지금껏 엘피 판으로 음악을 듣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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