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하는 교회

전도하는 교회

[ 목양칼럼 ]

윤석근 목사
2021년 06월 30일(수) 08:41
필자는 27세에 전임사역으로 목회를 시작하였다. 부교역자로 10년 사역 후 결혼하여 딸 둘을 낳았고, 다시 부교역자로 전임사역을 하게 되었다. 여성 안수가 허락돼 장신대 목연과를 졸업한후 2000년도에 목사안수를 받게 되었고 그 당시는 안수 후 부교역자로 사역하는 것에 대해 교회의 허락이 쉽지 않았으므로 전도 목사로 작은 교회에서 사역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이때 한 작은 교회에서의 경험은 2005년 교회를 개척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서울 강북구 수유리 우이초등학교 앞 2층에 작은 공간을 마련해서 노회와 시찰의 임원들을 모시고 개척예배를 드림으로 평화의교회로 시작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은사는 없지만 교회학교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는 말씀과 '갚을 것이 없는 자들을 청하면 부활시에 네가 갚음을 받겠음이라'는 말씀은 목회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고, 목회의 방향을 늘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는 쪽으로 설정하게 했다.

개척 당시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침 9시에 교회에 출근해 교회를 지키고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것이었다. 누가 지시하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이렇게 하려고 노력한 것은 오랜 부교역자 생활로 이것이 익숙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요일을 정해놓고 전도를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 시간을 정해놓고 1시간 정도 노방전도와 동네 집집마다 전도지 전달하면서, 되도록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했다. 수요일엔 새벽예배 마치고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아침 7시 교회 앞을 지나는 고등학생과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나눴다. 토요일엔 무우와 멸치 다시마를 넣고 푹 끊인 후 어묵을 넣어 만들어서 학교를 마치고 돌아가는 초등학생들에게 '어묵전도'를 했다. 어떤 아이는 맛있다고 몇 개씩 먹으면서 "목사님, 장사해도 되겠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때 함께 수고해 주시는 분들을 붙여 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전도 할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이들과 성도들과 함께 카드를 만들었고 사탕을 붙인 카드를 들고 청계천에 나가서 전도를 하기도 했다. 이때 전도를 마치고 함께 먹은 짜장면은 지금도 종종 떠올리는 행복한 기억이다. 또한 가까운 솔밭공원에서 소금전도를 하면 안받는 분도 있지만 더 달라고 하는 분도 있으며 소금이 좋다고 교회를 찾아와 매번 가져가는 분도 있었다.

일주일 내내 전도를 하지만 우리교회로 오라고 하기보다 가까운 교회로 가시라고 할 때가 많았다. 교회를 다니시는 분들을 만나면 열심히 예수님 잘 믿으라고 권면했고,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을지라도 낙심하지 않았다. 만나는 모든 분이 성도라 생각하니 전도하고 말씀을 나눌수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만도 행복했다.

'전 세계가 내 교구'라고 하신 요한 웨슬레 목사의 말씀과 '땅끝까지 내 증인이 되리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아직도 믿지 않은 많은 영혼들이 있기에 전도는 세상 끝날 까지 해야 할 사명임을 다짐한다.

요즈음 코로나 19로 전도를 멈추었으나 다시 시작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듣든지, 아니 듣든지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전하고 부활의 소망으로 새힘을 얻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오늘도 전도하는 교회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윤석근 목사 / 평화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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