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디지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1년 06월 21일(월) 14:17
디지털 소통이 중요해졌다고 해서, 목회자의 역할들이 갖는 우선순위가 바뀐 것은 아니다.
목회자들, 특히 부교역자들은 영상 전문가여야 하는가?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교역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했을 텐데, 특히 영상을 촬영하고 인터넷을 통해 송출하는 일에 익숙하지 못한 교역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절감했을 것이다.

교회마다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는 교역자를 원하고, 신학교도 교육 과정을 디지털 미디어 중심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압박을 받은 게 사실이다. 시대 상황에 따라서 교육 내용과 방식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교역자들이 반드시 영상 전문가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목회 콘텐츠와 디지털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의 목회 영역은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주일예배를 비롯해서 기존에 교회에서 행하던 모든 활동들이다. 둘째는 영상 제작과 송출이다. 셋째는 네트워킹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첫째이다. 교회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들을 어떻게 기획하고 수행할 것인가? 영상 제작과 송출, 그리고 네트워킹은 그것을 돕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영상 전문가가 아니라, 먼저 목회 콘텐츠 전문가이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교회 공간을 성스럽게 꾸며서, 교회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세속적인 것에서 벗어난 거룩함을 체험하고, 예배와 모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획해서,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서 신적인 경험을 하고 서로 깊게 교제하며 세상을 섬기게 할 것인가? 교역자들은 이것을 먼저 고민하고, 이 분야에 전문가가 돼야 한다.

물론 영상 제작과 송출, 그리고 줌을 비롯한 프로그램을 통한 교회 내적인 네트워킹, 다른 교회와 네트워킹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목회자로서 그리고 교역자로서 해야 할 보다 근본적인 것을 먼저 하고, 그것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세상 앞에서 지금 교회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이종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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