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혐오는 기독교에 대한 기대심리 작용"

"기독교 혐오는 기독교에 대한 기대심리 작용"

한국실천신학회, 탈교회 시대의 실천신학적 대응 방안 제시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1년 05월 24일(월) 08:33
한국교회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목회 현장을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실천신학적인 논의가 펼쳐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실천신학회(회장:황병준)가 지난 22일 '탈교회 시대의 실천신학적 대응'을 주제로 개최한 정기학술대회에선 코로나19로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는 한국교회의 대응 방안들이 쏟아졌다.

우선, 복음전도의 새로운 방안이 제시됐다. '질문을 받는 복음전도: 성경적 복음전도로의 해방'을 주제로 발제한 최재성 교수(숭실대학교)는 통상적으로 시행되는 '질문을 던지는 복음전도'가 아닌 '질문을 받는 복음전도'를 제시했다. 최 교수는 교회의 외적 성장을 위한 '복음전도의 도구화'를 깊이 경계하면서, 오늘날의 복음전도가 생명을 살리고 회복시켜야 할 '복음'이 '소음'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실종된 기독교적 윤리로 인해 진리가 입증되지 못할 때, 복음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사람은 이 같은 기독교의 '일방적이고 무례한 복음전도'로 인해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게 되면서, 생명과 풍성한 삶을 얻도록 '소통'되어야 할 복음이 '불통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성경전체의 메타내러티브 즉, 열방에 복음을 전하려는 하나님의 의도에 따라 선택된 아브라함과 출애굽한 이스라엘 공동체가 가졌던 '보여주고 들려주는 전도'라고 주장했다. 성경이 말하는 복음전도는 전도와 성결(거룩) 그리고 전도와 제자도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따라서 최 교수는 교회의 사명은 복음을 살아내어 보여주고, 여기에 관심을 갖고 매력을 느끼면서 '질문해오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들려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날 기독교가 직면한 기독교 혐오현상과 탈기독교 현상에 대한 실천신학의 대응도 제시됐다. '패션과 컴패션의 균형을 위하여: 기독교 혐오와 탈교회 현상에 대한 실천신학의 대응을 위한 영성사적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양정호 교수(대전신학대학교)는 한국의 방역이 혐오 감정에 기대어 작동해 왔다는 분석을 근거로 기독교가 집단감염의 온상이라는 오해와 뜬소문을 정정하는 동시에, 기독교 신앙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요인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실천신학적 방안에 대한 성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기독교 혐오는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한 기대심리의 작용이라고 설명하며 그들이 기대하는 것이 있는데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혐오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그는 초대교회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그에 대한 변증, 곧 오리게네스의 기독교 변증을 영성사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현재의 기독교 혐오와 탈교회 현상을 병렬로 놓고 서로 비춰 보게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결론적으로 최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혐오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체성, 정체성, 영성을 제시했다. 신앙의 주체성란 신앙생활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신적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자신의 내적인 능력에 따라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며 신앙인의 정체성은 하나님 면전에 홀로 선 참된 그리스도인이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하나님과 관계를 맺은 개인이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지속하는 영적인 여정과 연결돼 있어 결국 주체성, 정체성, 영성은 연결된 개념이며 신앙과 삶의 일치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올바른 설교자의 모습도 제시됐다. '존 스토트와 토마스 롱이 말하는 설교자'라는 주제로 발제한 윤성민 교수(강남대학교)는 존 스토트와 토마스 롱을 인용하며 한국교회의 목회자가 추구해야 할 설교자의 모습 세가지를 내놓았다. 첫 번째 모습은 존 스토트가 강조한 부분을 인용해 CEO와 같은 모습이 아닌 '진리에 사로잡힌 설교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교자가 인격적인 훈련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고 설교 방법론뿐만 아니라 설교자로서의 자신에 대한 성찰과 연구도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설교자의 모습은 성서 본문에서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을 설교자, 그 자신이 먼저 듣는 삶이라고 강조했다. 토마스 롱이 성서적 설교의 방법론에서 강조한 것을 인용한 그는 설교자가 본문에서 자신에게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그 음성을 가지고 회중을 위한 설교문을 작성하고 설교할 때, 그 설교는 공동체를 위한 주님의 음성이 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설교자는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서를 해석하는 다양한 성서비평학적 방법론이나 현대의 해석 등에 대한 연구로 근본주의적 성서관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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