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3년 간 노방전도, "생명의 씨앗 뿌렸죠"

온 가족이 3년 간 노방전도, "생명의 씨앗 뿌렸죠"

120개 도시 35개 섬 누비며 전도한 이야기 담은 책 '바보가족의 전도행전' 출간한 이민자 권사 가족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5월 23일(일) 16:57
사진 왼쪽부터 차남 이건열 씨, 이민자 권사, 이종일 안수집사, 장남 이우열 씨
'아내'를 따라 '엄마'를 따라 온 가족이 노방전도에 동참했다. 그렇게 가족은 3년 동안 120개 도시와 35개의 섬을 누비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알리는 일에 목숨을 걸었다.

"우리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군사로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영적)전쟁을 치렀고 승리를 얻었죠!"

이민자 권사(영세교회)는 성령의 은혜를 체험하며 전도를 시작했다. 2013년 10월 1일 100명부터 시작해서 300명, 7000명 … 급기야 전국의 8도를 돌며 복음행진을 이어갔다. 2014년 6월 28일부터 8월 2일까지 이 권사의 두 아들과 남편, 형제와 후배들이 전도에 동참해 서울, 대전, 청주, 전주, 광주, 창원, 부산, 동대구, 춘천을 돌며 3만 3000여 명에게 예수를 전했다.

"전국 8도를 돌고 나니 하나님의 구원 사역의 거대한 수레바퀴에 끼어서 도저히 내 힘으로 빠져 나올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나도 다윗처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생명과 정성이 깃든 제사를 드려야겠다 다짐했죠. 77개 소도시를 품고 기도했고 가족들이 동역자로 함께 할 수 있게 인도하셨습니다."

결국 지난 2015년 1월 1일 '이 가족'만의 77개 소도시 노방전도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유 불문하고 토요일과 공휴일, 모든 휴가는 전도에 '올인'할 것. 각 소도시 당 700장의 전도지를 나누고 이를 위해 가정의 재정은 선교비에 우선순위를 둘 것, 전도는 '당일'로 하고 주일은 반드시 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것, 맡겨진 교회 봉사에 최선을 다할 것 등의 원칙을 세웠다. 특히 이 권사는 전도장소가 확정되면 선두에 서서 10시간 이상 기도로 무장하기로 했다.

부부는 무엇보다 20대인 두 아들이 불평없이 순종해 준 것이 감사했다.이 권사와 남편 이종일 집사는 "두 아들이 순종한다고 했을 때 하나님의 강권적인 인도하심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주님께서 일하시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이 권사는 "우리의 영적 상태는 오합지졸이었지만 허물어져 가는 영적 성벽을 구축하자는 안타까운 마음과 작은 십자가라도 바로 세운다는 충성심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종일 집사도 "아내를 돕는다는 생각보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복음 사역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면서 "우리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전도동역자로 부르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남 우열 씨, 차남 건열 씨도 "엄마의 전도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엄마가 하는 일이 아니고 하나님이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우리 가족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사명이라는 믿음으로 동참했다"면서 "지독한 한파와 폭염, 배고픔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고,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수백번 씩 들기도 했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보호하신다는 믿음으로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도는 토요일 하루가 원칙이었지만 지방은 금요일 오후에 출발하기도 했다. 전도 일정은 계획한 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보통 2개 도시에서 1400장의 전도지를 나눠야하기 때문에 서울에 도착하면 대부분 새벽 한두시가 넘는다. 전도의 과정이 매번 은혜롭고 감사가 넘치는 것도 아니다. 투명인간이 된 것처럼 철저하게 고립되어 외면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침을 뱉기도 하고 전도지를 받고는 눈 앞에서 박박 찢어서 날리는 이들도 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육체적이고 영적인 고통을 느꼈다. 막차 시간까지도 전도지를 다 끝내지 못해서 끼니를 거르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몸과 마음이 지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지경이 오기도 하고 한계에 부딪쳐 울고 주저 앉고 싶은 때도 여러번이었다. 가족간의 갈등도 있었고, 시험을 당하며 넘어진 적도 있었지만 가족은 끝내 77개 소도시 전도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하나님께 번제처럼 드리는 3년의 제사'를 위해서 가족은 2016년 다시 35개의 섬을 찾았다. 그리고 2016년 10월 1일 마침내 땅끝마을을 끝으로 가족의 전도 프로젝트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하나님과의 약속이 엄마만의 약속이 아니었고,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미션이었기 때문에 참아낼 수 있었다"고 아들들은 말했다. 그 아들들은 다시 교회로 돌아가 청년회장으로 교회학교 교사로, 지휘자로 봉사하며 여전히 주의 일에 순종하고 있고 부부는 지금도 계속 노방전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이민자 권사는 가족이 함께 한 지난 3년의 기록을 정리한 책'바보가족의 전도여행'(쿰란출판사 펴냄)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책을 보시고 전도팀을 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이 권사는 "삶 속에서의 작은 배려도 주님의 복음사역에 동참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든 생명의 씨앗을 뿌리면 거두시는 것은 주님이시다. 책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생명을 살리는 귀한 일에 일꾼으로 쓰임받으셨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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