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의 신앙

동상이몽의 신앙

[ 가정예배 ] 2021년 5월 7일 드리는 가정예배

박기석 목사
2021년 05월 07일(금) 00:10
박기석 목사
▶본문 : 요한복음 11장 17~27절

▶찬송 : 545장



사람은 살다 보면 이성과 감정이 따로 움직일 때가 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신앙생활에서도 종종 이럴 때가 있다. 나에게 서운하게 한 사람이 있을 때에 이성적으로는 그래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오늘 말씀에 보면 나사로의 죽음으로 인해 예수님과 마르다가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 이 대화를 보면 겉으로는 별 문제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것 같다. 마르다가 예수님께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주께서 무엇이든 하나님께 구하면 하나님께서 다 이루어 주실 줄 믿습니다"(21~22절)라고 말한다. 이에 예수님께서 "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23절)라고 말씀하시고, 마르다는 "예, 그렇게 믿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예수님은 다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믿는 자는 죽지 아니하리라. 네가 믿느냐?"(25~26절)라고 질문하시고 여기에 마르다가 "예, 제가 믿습니다"라고 대답을 한다.

예수님과 마르다의 대화는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속을 되짚어 보면 그렇지 않다. 갈등과 긴장이 흐른다. 예수님께서 "네 오라버니가 다시 살아나리라" 한 것은 지금 살아나리라는 것이다. 반면에 "예, 제 오라버니는 다시 살아납니다"라고 대답한 마르다의 말은 세상 끝 날에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이다. 즉, 두 사람의 대화가 잘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동상이몽인 것이다. 그러니 결국 무덤 문의 돌을 옮겨 놓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마르다는 "죽은지 사흘이나 돼 벌써 냄새가 납니다"(39절)라며 예수님의 의도와는 정반대가 되는 말을 한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할 때에 막연하고 추상적인 믿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또한 예수님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나 대로의 믿음'을 가져서도 안 된다. 사실 예수님을 향한 마르다의 사랑과 믿음은 남다른 측면이 있다. '마르다'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누가복음 10장 38~42절의 말씀이 떠오를 것이다. 자기 집에 오신 예수님을 대접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동생 마리아와 비교되면서 다소 실망스러운 말씀을 듣는 장면이다. 이 말씀으로 인해 마르다는 마리아보다 조금은 부정적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고 대접했다는 것은 그만큼 예수님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오늘 말씀에서도 예수님께서 집에 오신다는 말을 듣자 일어나 동네 밖까지 나가 예수님을 맞이한다. 당시 장례 풍습에 의하면 상주는 손님을 집에서 맞이해야 했다. 그럼에도 마르다는 밖으로 나가 맞이했는데, 이것은 그만큼 예수님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예수님을 사랑한 마르다였지만 주님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주님의 뜻을 바르게 알고, 그분과 같은 생각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같은 듯 다른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오늘의기도

우리 안에 바른 진리가 있게 하시고 주님과 다름에도 다름을 알지 못하고 나대로의 신앙을 고집하는 인생 되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박기석 목사/천원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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