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궐 선거 보도, 만족하시나요?

4.7 보궐 선거 보도, 만족하시나요?

[ 생생논평-언론 ] 보궐 선거, 언론이 빠뜨리고 피해가는 것들

변상욱 앵커
2021년 03월 31일(수) 13:49

다가오는 보궐 선거에서 누구를 시장으로 뽑아야 할까? 상당히 정치적이고 민감한 물음이죠?
이렇게 바꿔 물어보죠. 먼저 어떤 시장이 좋은 시장인가? 집도 지어주고 일자리도 주고 이런 저런 지원금도 주면 좋은 시장일까요? 뭐 나쁘진 않겠죠. 지극히 현실적인 유익을 고려한 겁니다.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대도시 서울과 부산의 미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미래 세대를 위해 큰 비전과 명확한 철학을 가진 시장도 좋겠죠?
후보들마다 공약을 내놨으니 내가 세운 기준에 맞나 살펴보시면 됩니다. 그래도 문제가 남습니다. 번호를 붙이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시장이 돼서 이 약속을 지킬까? 하는 실천의지의 문제
당장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는데 반대의 목소리, 비판의 목소리가 높을 텐데 ... 또는 워낙 많은 걸 쏟아내고 있지만 그 중에 한.두 건 골라서 해놓고 나머지는 다시 뽑아주면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닐지
2. 과연 해낼 수 있는 공약인가? ... 실천 가능성의 문제죠. 대통령이 나서도 힘들만한 공약을 1년 임기의 서울시장이 하겠다고 큰소리칩니다. 또 대도시의 행정은 전문가 위원회와 시의회, 국회의 입법을 거칠 것들이 많은데 시장이 다 무시하고 하겠다는 건지 단숨에 해치우겠다고 호언장담도 합니다.
그 다음은 개인의 자질과 도덕성 문제죠.
3. 인간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어떤 길을 걸어왔지?
4. 시민들, 특히 어려운 이들의 처지를 이해하는 공감능력은?
5. 잘못된 시정과 제도, 법을 개선하고 개혁할 의지는?
그리고 꽤 중요한데 지나치는 게 하나 있습니다.
6. 그 사람을 에워싸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지?

머리 아프시죠? 이걸 정리하고 분석해 내놓으라고 임무를 맡긴 게 바로 언론입니다. 언론에게 국민이 누가 될지 빨리 맞춰보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언론은
1. 누가 앞서가고 누가 바싹 뒤쫓고 지지율이 얼마 벌어졌다는 식의 1등할 경주마 알아맞히기에만 골몰하죠.
2. 당연히 정책과 공약에 대한 설명은 부족합니다. 그것이 제대로 된 공약이고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철학과 신념에서 나온 공약인지 검증하는 보도는 찾아보기 아예 힘듭니다.
3. 개인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보도도 수준이 떨어집니다. 언론 스스로 취재해 검증하면 되는데 하지 않죠. 상대당 후보가 이렇게 공격하더라... 그대로 옮기기만 합니다. 그 내용이 얼마나 타당한 지 검증하지 않습니다. 양측의 싸움을 그대로 중계하는 산술적 균형 맞추기에서 끝나고 맙니다.

보궐선거 미디어 감시연대 분석으로 3월 셋째주 감시 대상 언론사 3천6백 건 보도 중에 선거 보도는 326건, 9.1%입니다. 그 전주는 6.5%에 불과했으니 나아지긴 한 겁니다. 선거 보도 326건 중에서 정책 및 공약을 이야기한 건 다시 1/5도 안 되는 56건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대로 정책과 공약에 대해 열심히 취재해 분석하고 검증한 보도는 6건입니다.
아까 제가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대해 보도할 기준을 6가지로 나눠 이야기드렸죠? 6개 분야로 나눠 여야 2명의 후보들에 대해서만 기사를 쓴다 해도 12건, 10개 언론사만 이렇게 써도 120건 나와야 하는데 달랑 6건?
이것이 언론의 현 주소고 언론만 믿고 기다리시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크리스천이어서 어느 정파를 지지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가치와 어떤 미래를 지지해야 하는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것은 그리스도가 주관하십니다. 정치는 사람들 삶을 꾸려가는 틀이고 선거는 정치 심부름꾼을 뽑는 시민의 권리행사입니다.
당연히 올바른 정치, 정직한 지도자를 뽑는 일 또한 그리스도의 주권이 미쳐야 할 영역입니다. 크리스천인 우리는 교회의 성도일 뿐 아니라 사회의 책임있는 시민으로서 하나님의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선거가 다가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미래와 올바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정리하고 후보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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