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미래

책의 미래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21년 03월 12일(금) 10:00
코로나시대에 출판시장의 사정은 어떠할까. 교보문고가 2020년의 베스트셀러 도서를 통해서 보고한 출판시장 사정에 따르면 한 해 동안의 판매권수가 전년보다 7.3% 늘어났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비대면 사회를 반영한 결과이다.

교보문고는 2020년 출판시장을 "'집밥'을 먹으며 '부의 기술'에 대해 고민한 해"였다고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서 '재테크, 자기계발, 집에서 즐길 취미' 세 분야가 베스트 셀러로 떠올랐다. 분야별로는 차이를 보였다. 초등학습 31.0%, 과학 29.4%, 경제·경영 27.6%, 중·고학습 24.2%, 정치·사회 23.1%, 취미·스포츠 20.2%로 모두 20%가 넘게 매출이 늘었다. 반면에 여행 관련 분야는 62.3%나 감소했고, 외국어 관련 분야도 9.5%가 줄었다.

예스24는 온라인 소비 확대로 전년보다 23%나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35% 이상 성장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전망하는 도서나 재택 취미생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자녀교육과 청소년 소설도 판매가 늘어났다. 대체로 짐작할 수 있는 변화이다.

그러나 1998년 IMF 때 급격하게 줄어든 출판시장 규모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납본을 대행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에 제출된 간행문을 근거로 본 추정해 보면, 1997년 4조 7930억원을 피크로 1998년 3조 7764억원, 1999년 2조 1603억원으로 줄어든 이래 2조 원 대를 유지하다가, 2018년에 비로소 3조 3262억원으로 올라섰다. 미디어환경 변화로 인한 출판수요 둔화와 출판산업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유통사 증가 등에 힘입어서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콘텐츠 부족 등으로 인해서 활성화는 미흡하다. 콘텐츠 산업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출판시장은 2013년에 2069억원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3830억원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낮은 상태이다.

출판 도서 수로 확인하지 않아도 책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한다. 장기적으로 출판 문화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출판되는 책의 종이 늘어나고 매출이 늘어나도, 장기적으로 출판 문화의 변화추세를 바꾸지 못할 것이다.

반면에 유튜브 이용자들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전세계 이용자수가 19억 명을 넘어섰고, 2019년 한 해 동안 광고매출액이 18조 원을 넘어섰다. 전세계적으로 2400만 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동영상 시장 점유율도 88%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한 동영상 시청을 넘어서 지식 검색과 소통의 수단으로 등장했다.

지식전달의 플랫폼이 인쇄물로부터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변모하는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분주한 현대인들이 책을 읽고 사색에 잠기기보다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데 더 관심을 쏟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검색이 편리해지면서 도서도 정보 소스의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책은 정보 이상의 매체이다. 한 주제를 다룬 책은 그 분야의 지식을 담고 있고, 좋은 책은 저자의 오랜 경험과 지혜의 보고이다.

코로나시대 한국교회의 앞날을 설계할 때에도 주목할 점이다. 도서를 출판하고 신문이나 잡지를 발행하는 외에 동영상의 제작과,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소통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교회의 교우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전면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행정적인 소통에도 전자문서를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을 준비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이다.



변창배 목사/총회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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