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의 기적 '성경 일독'

9일의 기적 '성경 일독'

[ 목양칼럼 ]

오수진 목사
2021년 03월 12일(금) 11:13
시몬과 동료들은 밤사이 무거운 삼중 자망으로 조업을 마치고 돌아와 이른 아침 해변에서 엉킨 그물을 풀고, 씻어 말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시몬의 배를 빌려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신다. 얼마간 시몬의 배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신 예수님은 말씀을 멈추시고 시몬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하신다. 이때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눅 5:11) 한다. 시몬에게서 두 가지 소리가 들린다. 하나는 '어부의 소리'이다.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지만 잡은 것이 없습니다"이다. 또 하나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라" 하는 '초보 제자의 소리'다. 시몬은 물고기가 그물을 감지할 수 있는 낮에는 물고기를 잡을 수 없음을 경험을 통해서 알지만, 예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순종하겠다고 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해야 할 이유는 수백 가지다. 그러나 순종해야 할 이유는 단 한 가지 '말씀에 의지하여서'이다. 어부 마음으로는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배에서 말씀을 전하신 예수님의 말씀에는 순종해야 할 것 같은 제자의 마음으로 순종하는 것이다. 분명 자기 배 안에서 자신을 1차 청중 삼아 말씀을 전하신 예수님 은혜가 시몬으로 순종하게 한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교우들의 삶이 위태롭다. 일상이 무너짐이 밤새 수고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시몬과 동료들과 같은 상황이다. 여기저기서 실패와 절망의 소리로 넘쳐난다. 그래서 2021년 상반기에 교우들과 함께 '90일의 기적 성경 일독'을 하려 한다. 조금은 버거운 도전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절망의 소리, 경험의 소리가 아닌 정말 '말씀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수십 년 교회를 다녀도 한 번도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지 못한 성도들이 많다. 그러니 이 절망과 실패의 시간을 살아내기가 버거운 것이다.

시몬과 동료들이 함께하듯이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읽어가고자 한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실한 성경 안내자들인 사역자들이 조장으로 섬기도록 하였다. 다섯 개 순(소그룹)을 한 조로 편성하여, 사역자들이 순원들의 성경 읽기를 섬기게 하였다. 조별로 단톡방을 만들고, 매일 일정한 양의 성경을 읽은 사람은 밥 이모티콘을 올리고, 그에 미치지 못한 사람은 읽은 양을 표시하자 했다. 저녁 9시는 잠깐이라도 순원들과 교회와 선교지와 코로나 상황을 위해서 중보기도의 시간으로 정하였다. 성경 읽기는 기도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저녁 10시에는 그날의 성경 읽기를 마감하고, 조장이 그날의 성경 읽기 결과는 단톡방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담임목사는 16주간 그 주에 읽어가야 할 본문을 중심으로 설교하고, 새벽에는 매일 읽어가야 할 본문을 해설하고 적용 점을 나누려고 한다. 성경을 읽어야 나를 읽을 수 있고, 하나님을 읽어갈 수 있다. 온 교우들이 어부의 소리를 닫고 말씀의 소리를 함께 들어가기를 소망한다.

오수진 목사/도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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