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각

사람의 생각

[ 이슈&Issue ]

박만서 상임논설위원
2021년 03월 02일(화) 13:34
'민심(民心)'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집단을 꼽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정치권'이라고 답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국회'가 아닐까? 국회는 정권을 잡은 여당과 그렇지 못한 야당 중심으로 구성된다. 여당이 규모가 클 수도 있고, 때로는 야당이 규모가 클 수 있다. 그러나 여당이건 야당이건 규모와는 관계없이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여당(대통령 배출)이 되기 위한 정권창출이다. 호심탐탐 정권을 잡기위한 기싸움이 벌어지는 각축장이 국회의사당이다.

정치권에서 명절을 지내면서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것이 있다. 여·야 각각이 전하는 명절 민심이다. 그런데 민심의 주체인 국민은 하나인데 정치권에서 전하는 민심은 여·야가 상반된다. 다르다 못해 극과 극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민심이 아니라 자신들의 속내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얼마 전 지낸 설에도 또 다시 여·야는 자신들이 파악한 민심이라고 하면서 여당은 방역과 민생 그리고 경제에 방점을 찍은 반면에, 야권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있음을 반명한 듯 정권심판을 들고 나왔다. 여당은 힘들어 하는 국민들을 보살피며 회복을 강조했고, 야당은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목소리가 높이는 것으로 수집된 민심을 설명했다. 각 정당을 지지하는 지지층이 다르기 때문에 듣는 이야기도 다를 수 있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맞고 틀림이 아니라 정말 민심을 바르게 읽고 자신들의 목소리에 반영했냐는 것이다. 각각의 지지층에서만 민심을 듣고 그 것이 전부라고 판단을 했다면 그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 최소한 민의를 대변한다면 양쪽 귀를 다 열어 놓고 모든 들려오는 모든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한쪽 귀로만 듣는 것보다 더 위험한 민의는 정치인 그들이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민의(?)이다. 이미 국민들은 '이럴 것이다'라는 프레임을 짜놓고 그 안에 민의를 가두어 버리는 행위이다. '이럴 것이다'라는 추축만 해도 봐줄만 한데, '이렇다'라고 단정을 지어 놓고 민의로 포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들이 내세우는 국민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질문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러한 시각하면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한번 돌아보자. 교계에서는 '하나님의 뜻'을 앞세워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지 않은가. 최근 코로나 정국에서도 기독교 인사라고 표방하는 사람들이 마치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라도 받은 듯 하나님을 내새워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댄다. 하나님은 분명 한 분이신대, 말하는 사람들마가 앞세우는 하나님은 수 없이 많은 얼굴을 가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교회에는 크고 작은 분쟁이 있다. 사소한 일, 처음부터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건까지 다양하지면 결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노회와 총회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 법정으로 끌고 가면서까지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에서도 자기들이 내세우는 주장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뜻은 분쟁과 다툼이 아닌 용서와 화해이다. 그렇다면 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러고 화는 방법은 하나님이 뜻이 아님이 분명하다.

정치인이 자신에 구미에 맞게 국민들을 들먹이는 것이나, 자신의 생각이 마치 하나님의 뜻 인 것처럼 떠드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하나님으로 포장한 자신의 생각일 뿐이다. 정치인들은 양쪽 귀를 모두 열고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그 분의 미세한 음성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함부로 떠들지 말자.

내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만서 상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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