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인이 건넨 '감사헌금'

식당 주인이 건넨 '감사헌금'

[ 목양칼럼 ]

이춘복 목사
2021년 01월 22일(금) 17:31
지난해 구정을 앞에 두고 우리 교인들에게 "이번 구정에 고향에 가시면 고향 교회를 찾아가서 예배도 드리시고, 고향 교회를 섬기시는 목사님 찾아뵙고 꼭 식사라도 대접하고 오시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 교인 중에 어떤 분이 실제로 고향 교회를 찾아가서 "저는 경기중앙교회 다니는 집사인데, 우리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고향 교회 목사님 찾아뵙고 식사라도 꼭 대접하고 오라고 했다"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봉투를 전해 드렸다고 한다.

봉투를 받아든 그 목사님께서 너무 기쁘고 감동이 되셔서 그 자리에서 우리 교회에 전화를 주셨다. 아쉽게도 나는 예배를 인도하는 중이어서 내가 직접 그 전화를 받지는 못했지만, "세상에 이렇게 교인들을 잘 가르치시는 귀한 목사님이 우리 한국교회에 계셔서 너무 기쁘다 하셨다"고 했다. 목사의 말에 순종해 주신 집사님에게도 감사했고, 또 전화까지 주신 그 목사님에게도 너무 감사했다. 그날 저녁 내 마음이 참 훈훈하고 기뻤고 목사는 이런 재미로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간에 우리 교회 어느 장로님 회사에서 전체 직원들과 함께 신년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마친 후 장로님께서 식사를 대접해 주시겠다고 하셔서 장로님이 자주 가신다는 그 회사에서 가까운 식당에 갔다. 가서 식사기도를 드리면서 참 어려울 때인데 이 식당도 잘 되게 해 달라고 겸하여 기도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서빙을 하시던 그 식당 주인이 감사헌금 봉투를 가지고 왔다.

"내가 식당일을 하느라 주일을 제대로 잘 지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인데, 여기 계신 이 사장님이 늘 우리를 많이 도와주셨는데 기회가 되면 꼭 이 사장님 다니시는 교회에 감사헌금을 드리고 싶었다며, 요즘 장사가 잘되지 못해서 많이는 담지 못했고 20만 원을 담았다면서 교회에 헌금해 달라"고 하셨다.

지금까지 목회하면서 식당에서 밥 먹고 나오면서 그 식당 주인에게서 감사헌금 받아온 적은 생전 처음이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장로님이 그 식당 사람들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잘 대해 주셨으면 식당 주인이 감동을 받고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니 너무 기쁘고 또 감사했다.

요즘 세상 사람들이 교회와 교인들을 비방을 하고 교회의 이미지가 많이 실추된 것도 사실이지만, 대다수의 많은 우리 교인들이 이렇게 사회 구석구석에서 겸손하게 세상을 섬기고 있다. 그래서 우리 한국교회는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도 든든하게 서게 될 것이고, 결국은 이 위기도 잘 극복하게 될 줄로 믿는다.

이춘복 목사/경기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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