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 제19회 기독신춘문예 ] 소설 당선소감

양정구
2021년 01월 15일(금) 10:00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몽골 현지에서 사모로서 동역한지 16년 째 된다. 몽골 체류비자가 만료되어 다른 종류의 비자로 바꾸어 연장하려고 한국에 나왔다가 코로나로 인해 비자를 받을 수 없고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름표도 바꾸어 달아야 했는데 새 이름표를 주셔서 너무 기쁘다.

선교관 숙소에 머물며 비대면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얼굴을 찾아 찬양과 경배의 시간을 갖게 된 게 하나님의 은혜다. 계획하지 않은 안식년을 보내며 멈춰버린 것 같은 시간 속에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끄집어냈다.

어떻게 하면 차이를 넘어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자녀로서 구별됨을 유지하면서 차이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을까? 가치관과 문화가 다르고 신앙이 다른 그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섬길 방법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마음, 사랑이 없음을 다른 말로 포장하며 형식적으로 대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싸우는 일이 내 모습이다. 그러다 가끔은 외로움에 견디기 힘들어 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누굴 보더라도 내 감정과 세상의 기준으로 비판이나 판단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고 볼 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코로나로 인해 경제문제, 직장문제, 자녀문제로 모두 힘든 어려운 상황 가운데 하나님의 긍휼한 마음과 은혜가 부어지길 기도한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제 관계의 동심원 가운데 있는 모든 분들이 기도해주시고 섬겨주신 은혜에 이 기쁜 소식을 같이 나누기 원한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볼 때 우리는 불편하고 아픔을 느껴야 정상일 것이다. 알면서도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애써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지내곤 한다. 나와 다른 조건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쩐지 불편해서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만 만나 즐겁게 얘기하고 떠들었다.

많은 얘기를 하고 돌아와 하나님 앞에 앉으면 나의 천박함이 보이고 거짓됨이 보인다. 그래서 많이 아팠다. 그들의 고통을 보면서 어떠한 위로의 말도 형식이란 걸 알았다. 쓰지 않고는 살아낼 수 없어서 썼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아도 되었는데 이제 읽어줄 누군가가 있어서 기쁘다.

우리는 한 순간도 하나님 은혜 없이 존재할 수 없음을 다시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섬기며 쓰겠다. 부족한 글인데, 섬길 수 있는 힘을 주시고 쓸 수 있도록 시작하게 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소설 당선자 양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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