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강...지성과 영성 겸비한 예배목회자 양성은 직진

온라인 개강...지성과 영성 겸비한 예배목회자 양성은 직진

온라인수업으로 바뀐 목회자양성 영성훈련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0년 04월 13일(월) 07:32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의 신학교가 비대면 온라인수업으로 학사일정이 변경되면서 신학생들을 위한 경건훈련의 과정 또한 변화를 겪고 있다. 그동안 교단 신학교들은 '경건'과 '학문'의 균형을 추구하며 신학을 기초로 영성, 인성, 공동체성을 겸비한 목회자 양성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경건훈련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신학생들의 경건훈련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임성빈)는 경건과 영성훈련의 과정으로 '경건 입사'를 진행한다. 신대원 1학년은 무조건 생활관에 입사해 한 학기 동안 영성훈련을 받아야 한다. 경건 입사 후에는 매일 새벽기도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며 전체모임, 방예배, 아침 청소와 봉사활동 등을 통해 인격을 갖춘 영적 리더십을 훈련받는다. 그러나 올해 신입생들은 '경건입사'를 통한 경건훈련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경건기획처장 이상억 교수는 "대면수업이 미뤄진 상황에서 생활관 입사생을 받을 상황이 아니다"면서 이를 대신해 "영성신학 담당교수들과 경건훈련 지도교수들이 온라인으로 영상이나 음성을 녹음해서 e강의실에 업로드하면 경건훈련대상자들이 매일 저녁 예배를 드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학생들은 영성일기나 감상문 형식의 보고서를 담당교수에게 제출하면 교수는 다양한 피드백으로 학생과 소통한다. 새벽기도회는 학교가 개별적으로 배포한 '개인묵상집'으로 매일 묵상해야 할 본문과 기도제목을 작성하는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 성찰기도 및 일기를 기록하고 개인적으로 적용한 '자기점검표'는 학기 중이나 말에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이 밖에도 이메일과 메신저 등으로 멘토링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온라인 마니또' 상호존중 캠페인 등으로 경건 훈련을 대체하고 있다. 이상억 교수는 "정신없는 상황에서 떠밀리듯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겪고 있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들로 목회자 양성에 필요한 경건훈련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학생들과 함께 예배드렸던 시간들이 그립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학생들의 아쉬움도 컸다. "채플을 통해 다양한 예배의 형식을 접하면서 장로교 예배의 기본을 배웠다"는 한 학생은 "매일 함께 예배를 드리고 노동과 공동체훈련에서 배운 경건 훈련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그럼에도 학교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훈련을 대체하고 있어 위안이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영남신학대학교(총장:권용근)는 우선 일주일에 두번 온라인예배로 대체하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 화요일과 목요일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말씀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경건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교직원과 학생들이 함께하는 '고난주간, 영신공동체를 위한 기도 릴레이'를 통해 아침과 점심 저녁 같은 시간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밖에도 일부 신학교에서는 학교에서 미리 배포한 예배 순서지를 통해 자율적으로 훈련에 참여하고 있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온라인 경건훈련에 대한 시스템적인 한계와 학생들이 고충을 토로하면서 구체적인 경건훈련은 5월 이후로 미루고 이후 공백을 채우기 위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남신대 김명실 교수(실천신학)는 "시대와 매체가 변함에 따라 학생들이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경건훈련을 할 수 있는 모드를 개발해서 제공해주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매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콘텐츠 변경이 필요하고 학교는 향후 그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의도적인 침묵, 영적 금식이 필요할 때가 있다"면서 "지금은 열심히 달리다가 잠시 멈춤의 가치를 느낄 때이며, 향후 학생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의 기대와 기쁨을 기대하는 시간으로 준비하는 것도 영성훈련의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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