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강사, 鳴강사에서 命강사로!

明강사, 鳴강사에서 命강사로!

[ 잘가르치는교회 ] 강사료 흥정은 아름답지 않아

이의용 소장
2020년 04월 09일(목) 00:00
강의를 하는 이들은 대부분 비슷한 꿈을 꾼다. 설교자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많은 사람 앞에서 강의나 설교를 해보는 것, TV에 출연해서 강의나 설교를 해보는 것. 그래서 스타 강사나 스타 설교자가 되는 꿈. 요즘에는 목회 대신 스타 강사를 꿈꾸는 직업 강사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는 오래 전에 예약을 해야 초청할 수 있는 스타 강사, 스타 설교자들도 많다.

매 주일 수 천명 앞에서 설교하는 목회자들은, 어떤 강사가 평생 한 번만이라도 서보고 싶은 무대에 매주 서는 걸 깊이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필자도 4000명 앞에서 몇 번, TV 앞에서는 꽤 많이 강의를 해봤으니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名강사'에는 세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明강사'다. 강의는 소통 활동이다. '明'이라는 글자는 햇빛(日)과 달빛(月)을 뜻한다. 햇빛과 달빛으로 사물을 환히 비추듯이 언어, 비언어, 도구 등을 총동원하여 소통의 효과(Effect)를 높일 수 있어야 '明강사'다.

두 번째는 '鳴강사'다. '鳴'은 울림을 뜻한다. 동굴 안에서 큰 소리를 내면 멀리 오래 울려 퍼지듯, 메시지가 청중의 가슴을 울려주고 여운을 오래 남겨야 '鳴강사'다. 강사의 마음과 청중의 마음이라는 두 개의 원이 겹치는 것을 동감, 또는 공감이라 한다.

청중과 강사가 같은 감정을 느끼면 동감(同感, Sympathy, Feeling with)이지만, 강사와 청중이 서로 상대의 마음에 들어가 감정을 이입하면 공감(共感, Empathy, Feeling Into)이 된다. 청중의 마음에 들어가 그들이 처한 상태, 감정, 필요 등을 잘 읽어내야 '鳴강사'다.

名강사가 되려면 우선 '明강사'와 '鳴강사'의 기술적인 역량을 함께 갖춰야 한다. 그러나 '命강사'의 조건도 갖춰야 비로소 '名강사'라 할 수 있다. '命'은 목숨을 뜻한다. 사명감에 불타야 '命강사'다.

간혹 '命강사'인 것 같은데 '明강사'나 '鳴강사'의 역량을 갖추지 못한 딱한 경우를 본다. 반대로 '明강사'이고 '鳴강사' 같은데 '命강사'는 아닌 것 같은 경우도 본다. 후자가 '난 얼마 안 주면 안 간다'며 '고액 강사료'를 요구한다. 진짜 '命강사'라면 강사료보다 그곳에서 자신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강사료를 주면 고맙게 받고, 액수가 적어도 감사히 받고, 자립대상교회면 도로 주고 와야 한다.

초대하는 쪽에서도 최소한 예의는 갖추자. 강사료는 미리 알려주고, 직업 강사에게는 그에 적절한 예우를 해주자. '강사료'라기보다는 '사례비'라 하자. 명강사, 명설교자가 되려는 이들이여 먼저 '命강사', '命설교자'가 되시라!

이의용 소장/전 국민대학교 교수 · 생활커뮤니케이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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