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자

2020년 03월 23일(월) 09:16

발바닥들이 모여듭니다



무릎 꿇은 두 발바닥이

하늘을 향해 간절히 모아지면

가야 할 곳에 가지 못하고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갔던

발들의 고백이 뜨거워집니다



한마디 말보다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서길 주저했던 시간이

사막에서 물을 찾습니다

신발 사이로 파고드는 모래알로

증언되는 뜨거운 기도가

사막을 관통해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골고다 언덕을 힘겹게 올랐던

둔탁한 발바닥들의 외치는 소리가

핏방울로 떨어집니다



어디든 따라가리라 다짐했던

제자들의 고백을 따라

오늘도 발바닥들이 모여듭니다



고경자/ 기독신춘문예 시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