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를 향한 나의 바램

한국 교회를 향한 나의 바램

[ 특별기고 ]

김선태 목사
2020년 03월 10일(화) 13:25
한국 교회를 향한 나의 바램

-예레미야가 흘린 눈물은 한국 교회의 각성을 위한 교훈-



3월 첫째 주일은 '3·1 독립운동' 10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나는 '3·1 독립운동' 101주년을 기념하면서 한국 교회를 향한 바램을 피력하고자 한다.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 때문에 136년 만에 처음으로 거의 모든 한국 교회의 예배가 중단되고 교회 문을 닫게 되어 많은 성직자들과 성도들의 고뇌가 크리라 생각한다.

언젠가도 언급한 바가 있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우리나라에 무력을 행사하면서 신사참배를 강요할 때 교인들은 목숨을 걸고 전력투구 하면서 곳곳에서 하나님을 향해 무릎을 꿇고 예배드렸다. 뿐만 아니라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6.25전쟁이 일어나서 일부는 부산이나 외국으로 피난을 갔지만 남아있는 성직자와 교인들은 방공호, 바위 밑, 산속에서 예레미야처럼 가슴을 치며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고, 그 중에서는 죽음을 무릅쓰고 교회에 모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 교인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역사와 전통이 깊은 교회를 비롯한 많은 교회들이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교회 문을 닫고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게 된 이 비극에 하나님도 통곡하시고 의식 있는 성직자와 성도들도 마음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과 고통이 있을 것이다.

교회 문을 닫고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자 하는 정부의 권고시책에 따른 것으로, 이는 생명보호의 원리와 원칙에 따라 취한 조치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지 않도록 미리 앞을 내다보고 초동대처를 하여서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막았다면 교회가 문을 닫는 불행한 사태도 없었을 것이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증하여서 국민들에게 불안을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손실을 비롯한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손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종종 애국가를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 멜로디에 맞춘 옛 곡으로 부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하염없는 눈물이 얼굴을 적신다. 대한민국은 믿음의 선배들과 독립 운동가들의 희생,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세워졌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 가사처럼 독립을 외치며 나라를 되찾은 많은 선진들의 뜨거운 애국애족(愛國愛族) 정신을 생각만 해도 감격을 금할 수가 없다.

우리는 "대한 독립 만세"를 부르던 선진들의 독립정신을 가져야 하며, 예레미야 선지자가 "어찌하면 내 머리는 물이 되고 내 눈은 눈물 근원이 될꼬 죽임을 당한 딸 내 백성을 위하여 주야로 울리로다"(렘 9:1)라고 한 고백에서 교훈을 받아야 한다. 당시 남유다가 처한 국제적, 정치적 상황 때문에 애굽 편에 서야 한다는 정치, 종교 지도자들과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바벨론 편에 서야 한다는 예레미야의 주장이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남유다 지도자들은 애굽을 선택하였고, 결국 예레미야는 애굽의 포로로 끌려가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그 때 나라를 잃은 예레미야가 흘린 눈물은 통한과 애족의 눈물이었다.

한국교회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당한 국가적 위기에 대하여 전 민족적, 전 생명적 사명을 다시 회복해야 할 것이다. 사도바울이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롬 9:3)고 고백한 것처럼 한민족의 미래운명을 책임지고, 한민족의 십자가를 질 수 있도록 결단해야 한다. 이번 위기를 통해 한국교회가 회개하고 바로 서서 나라를 바로 세워나가는 이 시대의 예레미야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호기심이 많던 판도라가 열어서는 안 될 상자를 여는 바람에 상자에 들어 있던 온갖 나쁜 것들이 세상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에 판도라가 상자를 다시 닫았지만 나쁜 것들은 이미 빠져 나온 뒤였고 상자에는 희망만이 유일하게 남게 되었다. 그래서 인간은 고난과 역경의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기대하며 살게 되었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이것은 단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희망으로 세상의 모든 절망을 이겨낼 수 있다. 희망 앞에서는 부자와 가난한자, 힘 있는 사람과 힘없는 사람의 구별이 사라진다. 희망에는 아무 조건이 없다.

고대 로마 철학자 키케로는 "살아 있는 동안에는 희망이 있다"고 하였고, 세네카는 "인간은 살아 있는 한 모든 것을 희망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아랍 속담 중에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고 희망이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진 것이다"라는 말이 있으며,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 '호두까기 인형'을 쓴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는 "모든 인간의 지혜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기다림과 희망이다"라고 하였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기업들도 주춤하고, 교회들도 문을 닫는 아픔이 있음은 형이하학적으로 볼 때는 비극이고 절망이다. 그러나 이 위기 끝에는 희망이 있음을 기억하고 믿음으로 기도하며 극복해 나가시기를 바란다.



김선태 목사/실로암안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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