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목회자로서 성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목회자로서 성찰

[ 특별기고 ]

김태영 목사
2020년 03월 10일(화) 13:42
1. 왜 교회 문을 닫고 영상예배(가정예배)로 전환했는가?
일제 강점기, 6·25 전쟁 시에도 예배는 드렸다. 주일 성수는 '4 계명이다'는 반론이 있다. 단순히 정부 당국의 협조 때문이 아니라, 신천지가 집단 감염원의 진원지였으며 부산의 경우 온천교회가 초기 확산지였다. 교회도 다중시설이고 전파의 위험을 안고 있다. 바이러스는 호흡, 접촉(대면), 심지어 공기로 전파될 수 있고 그 파급력이 너무 크다. 지역사회의 우려와 불안 심리를 감안하고 교회도 사회 공동체의 일원임을 고려해야 한다. 만일 신천지 교인이나 감염된 사람이 무증상(잠복기)으로 예배 참여한 것이 드러나면, 교회는 2주간 폐쇄되고, 그 예배 참석자는 전수조사를 받고 자가 격리되어야 하며, 지역사회에 큰 염려를 끼치게 된다. 쉽게 결정한 것은 아니나 더 이상 이 논란은 에너지 낭비다.

롬14:6 "날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

2. 교회 문을 닫게 하는 하나님의 섭리는 무엇일까?
말1:10 "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가 내 제단 위에 헛되이 불사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너희 중에 성전 문을 닫을 자가 있었으면 좋겠도다 내가 너희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너희가 손으로 드리는 것을 받지도 아니하리라"는 말씀을 묵상해 보자. (사1:12 –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 그동안 우리가 예배에 대해 얼마나 진심과 중심으로 드렸는지를 반성해 보자. 얼마나 예배를 사모하며 하나님 만나기를 예비했던가? 예배자로서 자세 성찰이 필요하다.

3. 주일에 텅 빈 예배당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했는가?
가나안 땅에 정착은 했지만 신앙 계승에 실패한 사사시대를 생각해 보자. 사사기2:10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라고 하였다. 오늘의 텅 빈 교회당을 보면서 30년 후 한국교회의 모습이 아니길 간절히 기도하였다. 신앙 계승과 신앙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4. 확진자의 75%에 해당하는 대구·경북 지역으로 달려가며 방호복에 땀을 흥건히 적시는 의료진들을 보면서, 사명(使命)을 생각해 보았는가?
의료인의 사명이 환자 곁에 있는 것이라면 목회자와 교회의 사명은 약자 곁이어야 한다. 눈물이 있는 곳과 아픔이 있는 곳에 교회가 있어야 한다. 롬12:15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폐쇄 공간인 음압실과 자가 격리된 자를 위한 간절한 기도의 응원이 필요하다.

5. 영상예배를 드리면서 눈물의 예배를 드렸다는 소식을 들었는가?
가족들이 함께 모인 가정예배의 회복과 주의 전을 사모했던 시편 42편의 목마른 사슴처럼 하나님을 찾으며 성일을 지킨 것을 추억하듯이, 교회와 예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예배자의 특권, 예배자의 축복, 하나님의 전에 서 있는 자의 은총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구별된 장소에서 공동체가 드리는 공 예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6. 교회가 무엇이며 교회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새벽기도까지 중단되면서 예배하는 집, 기도하는 집, 진리가 선포되는 집, 그리고 성도들이 주 안에서 교제하는 집임을 절감하게 되었다. 문자나 전화로 소통은 하지만 경조사에도 모일 수 없고 주중에도 거의 만나지 못함으로 주의 몸의 지체의 소중함과 우리 각자가 교회인 것과 예배 후 식사하며 교제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 교회를 다툼과 시비의 장이 아니라 성도들의 교제의 장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7. 반 사회적, 반 윤리적 집단인 신천지와 비교할 때 교회는 어떤가?
그 폐쇄성과 위장성, 속임수로 무장한 신천지가 이단과 사이비 집단임에도 짧은 기간에 30만 명을 이룬 것에 대한 교회의 자기 반성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사교 집단을 보면서 교회는 더욱 사회성, 윤리성, 공공성, 합리성을 바탕으로 기복신앙이 아니라 진리의 도를 바르게 전할 근본을 생각하였다.

8. 신천지 교인들에 대하여 연민의 정이 있는가?
신천지는 한국교회와 천주교회를 숙주로 하여 짧은 기간에 큰 집단이 되었다. 이만희 교주와 측근들은 온갖 음모와 기만 전략으로 기존 교회를 분열시키고 교인들을 빼갔다. 성도들을 진리로 지키지 못한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끼며 시한부 종말론인 신천지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미혹된 교인들을 정죄하거나 혐오해서는 안 되며 한국 교회는 그들이 주님께 돌아올 수 있도록 포용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9. 무분별한 세계 여행은 어떤가?
우리나라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100개 이상이 되었다. 시찰회, 노회, 교회, 임의 단체 등을 통한 무절제한 해외여행에 대해서 고전9:23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니"라는 말씀을 묵상하게 된다.

10. 교회와 국가의 관계는 긴장 관계여야 되지 않는가?
정부가 언론과 행정력을 동원해서 불교처럼, 천주교처럼 교회도 '일시 동안 문 닫으라'고 강요함에 대하여 교회는 자발성과 합리성 저항 정신을 아울러 생각해야 한다. 타협과 굴종이 아닌 성경적·신학적 근거에 따라야 한다. 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하철과 자동차 생산 공장은 경제 논리로 폐쇄하지 않으면서 교회만 문 닫으라고 하는가. 직원과 민원들이 드나드는 관공서는 폐쇄하지 않으면서 교회를 폐쇄하라고 하는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
김태영 목사(총회장, 백양로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