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처럼 사는 기독교인이 필요하다

말처럼 사는 기독교인이 필요하다

[ 논설위원칼럼 ]

박영근 목사
2020년 03월 02일(월) 00:00
말의 정직함과 진실함이 많이 왜곡된 듯한 시대에 또다시 말 잔치가 시작되었다.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 예비 후보들은 이제 수많은 공약들을 쏟아낼 것이고, 각 정당은 정당대로 선심 공약들을 남발하게 될 것이다. 한 달 후면 온 나라는 이 공약들이 시끄러운 스피커 소리들로 변하여 엄청난 소음의 나라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생겨난 많은 문제들의 해답들도 쏟아놓을 것이다. 그들은 목청을 높여 나의 말을 믿어 달라고, 나의 말은 정직하고 진실하다고, 나의 말만은 꼭 지켜질 것이라고 외쳐될 것이지만 많은 국민들은 귀를 닫고 아예 그 소리들을 외면하게 될 것이다. 이미 수 십년의 경험 속에 저들의 공약(公約)은 지켜지지 않을 공약(空約)이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말의 무게감은 그 말에 대한 책임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무리 무겁게 가슴에 와 닿은 말이라도 그 말이 책임있게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말은 깃털보다 더 가벼운 말로 외면을 당할 것이다.

어느 가톨릭 신부의 글에 이 시대를 가리켜 입바른 소리 하기 전에 몸바른 생활을 해야 하는 혹독한 검증의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나의 현재의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과거에 내가 했던 모든 말과 글들과 행동까지도 누군가에게 팩트체크라는 이름으로 검증이 되고 평가가 되어 만인 앞에 공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자칫 말 한마디의 실수로도 인터넷상에 신상 털기를 당하여 숱한 사람들로부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공격을 받게 된다.

누구보다 많은 말을 하고 글을 쓰고 있는 각계각층의 기독교인 리더들과 교회의 리더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특히 기독교인 리더들이나 교회의 리더들은 각 개인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한 말들을 하고 글들을 쓰기에 그 무게감은 더 육중해야 함은 당연할 것이다.

이 즈음해서 누군가의 말을 평가하고 비판하기 전에, 내로남불 식의 평가가 아닌 진정으로 자신이 한 말과 글에 대해서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내가 한 그 많은 말들이 이리저리 바람에 쓸려다니는 쓰레기들처럼 세상을 더럽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나님 이름 팔아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사람이라고 욕을 먹고 조롱을 당하며, 사람들의 가십거리로 이 입에서 저 입으로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나의 말이 누군가 세파 속에서 쓰러져 갈 때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위로가 되어 주며, 그의 삶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든든한 닻줄이 되어 주고 있는지. 나아가 누군가에게는 나의 말이 지향하고 있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고 있는지. 나의 말의 순수함과 정직함과 진실함이 나의 몸바른 삶을 통해 증명되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좋겠다.

세상 사람들의 기독교 비판 중에 하나는 '기독교인들은 말만 잘하는 사람들이다'라는 것이다.

이 말은 결국 말 잘하는 기독교인이 아니라 말처럼 사는 기독교인 보기를 원한다는 뜻일 것이다. 최근 지난 시간 자신이 해온 말들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영근 목사/염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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