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따라 주시는 넘치는 하나님의 은혜

때를 따라 주시는 넘치는 하나님의 은혜

[ 땅끝편지 ] 일본 편 9

박미애 목사
2020년 03월 03일(화) 00:00
첫 세례자 미즈노나나세 양(11세)와 가족들.
놋포로교회에서 목사로서 처음 맞이하는 성탄절, 넘치는 은혜와 기쁨이 있었다. 성탄 주일에 미즈노나나세 양(11세)의 세례식이 있었다. 교회로서는 4년 만에 있는 세례식이었고, 이 소녀는 목사가 되겠다고 헌신도 했다. 나에게는 힘겨운 목회자, 선교사의 삶이지만 때를 따라 주시는 넘치는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선교지에서의 삶이 가능하겠는가! 일본교회에서 새 신자가 있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인데, 매년 새신자와 세례자가 있었다. 나나세 양의 가정에서는 언니(15세)와 외할머니가 차례로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별세하신 분들도 세례자 만큼이나 많이 계셨다. 교회는 나나세 양 자매의 세례와 100세 되신 성도의 별세로 평균연령 67세의 젊은 교회가 되었다.

놋포로교회의 사역의 마지막 해가 된 2018년 성탄절에 2명의 여대생이 세례를 받았다. 한 명은 모태신앙인 의과대학 3년, 다른 한 명은 낙농학원대학 수의학과 5년생이었다. 이것도 넘치는 하나님의 은혜인데, 그 은혜는 교회를 떠나기 직전까지 계속되었다. 낙농학원대학 수의학과 교수를 정년퇴직하고 타 대학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된 나와는 동료로서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 왔다. 나가하따 씨는 자신의 인생의 전환기에 신앙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단을 하고 놋포로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어떻게 놋포로교회만 이렇게 세례자가 있는 것일까? 의아해하는 사람들에게 "놋포로교회는 전세계에서 기도하는 교회다. 선교사를 보낸 한국교회가 놋포로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세계에 흩어져 복음을 전하고 있는 선교 동역자들이 놋포로교회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일본선교를 위하여 밤낮으로 기도하는 선교동역자들의 기도를 들어 주신 것이다.

교회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행복한 목회였지만 '놋포로교회에서의 나의 사역은 언제까지인가?' '떠날 때는 언제인가?'라는 새로운 기도 제목이 생겼다. 놋포로교회는 목사 임기제가 있어 1기 5년, 2기 10년까지 목회를 할 수 있다. 만약 떠날 것을 생각한다면 5년 목회를 마친 후, 교회 창립 70주년을 지낸 후가 떠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 같았다.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의 사역의 한계는 5년인가? 하는 막연히 내 역할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은혜 가운데 여기까지 왔고 여러가지로 내게는 힘겨운 목회였는데도 더 이상의 것들은 나로서는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들이 계속 눈에 보이는 것이었다.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교회의 사명이 크고 잠재적 가능성이 많은 교회에 젊은 목회자가 와서 목회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이런 나의 생각을 언제, 어떻게 역원회(당회의 역할)에 말 해야 하나 걱정스러웠다. 교회 입장에서는 청천벽력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안 된다고 한다면 비자 관계가 있으니, 1년은 연장할 수 있다고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박미애 목사/총회 파송 일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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