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을 살리신 하나님

한 가정을 살리신 하나님

[ 목양칼럼 ]

성선복 목사
2020년 03월 06일(금) 00:00
오랫동안 교회를 나오지 않는 한 성도의 가정에 교인들과 함께 심방을 갔다. 그 가정은 재혼한 부부가 90세가 넘은 고령의 시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데 부인은 가출할 생각으로 보따리를 싸놓고 집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침 때를 맞춰 심방오길 잘 했다고 생각해 반갑게 인사를 한 후 방으로 들어가 자초지종을 들어봤다. 여 성도는 남편과의 갈등, 시모와의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의 말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해답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어 예배를 드리자고 했더니 선반 위에 있는 성경책을 찾아 손으로 먼지를 털면서 가져 왔다.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듯이 병든 영혼에게 말씀으로 처방해야 그 영혼이 살고 치료가 될텐데 무슨 말씀으로 처방할까를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말씀이 욥기서의 말씀이었다. 그래서 예배를 드리면서 욥의 고난에 대해 말씀을 전했다. 한참 설교를 듣고 있던 그 성도는 감동이 왔는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사실 이 성도는 결혼 전에는 술집에서 일을 했고 술고래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허무한 삶을 살았던 여인이었다. 그리고 일하던 술집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재혼을 한 것이었다. 그 후 전도를 받아 가끔 교회는 나왔지만 믿음이 별로 없었고, 가정에 대한 불만만 쌓여가고 있었다.

사도 바울이 로마서 5장 20절에서 말씀한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라는 말씀처럼 이 분 또한 자신이 죄가 많다고 생각해서인지 더 큰 은혜를 받은 것 같았다. 말씀을 듣는 바로 그 순간에 하나님의 큰 위로가 있었고 다행히 가출할 결심을 접게 됐다.

예배를 드린 후 성도는 스스로 내일 새벽부터 새벽기도회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 다음 날부터 그 성도는 결심한대로 교회까지 30분이나 걸리는 그 먼 거리를 도보로 걸어와서 새벽기도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그 외의 모든 예배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특히 새벽기도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나와서 항상 울면서 기도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자기중심으로 살아 왔던 성도가 이제는 오직 예수 중심의 사람으로 완전히 변화되어 그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인 변화'를 보는 것 같았다. 그 후 남편과 시어머니를 모두 전도해 교회로 인도했고 그 후 교회의 권사로 피택받아 더 열심히 일하는 큰 일꾼이 되었다.

그 때 그 일로 인해 필자는 목회에 보람을 느끼고 전진하게 되는 큰 힘을 얻었다. 한 가정을 위한 목양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일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오늘도 하나님을 등지고 고난 가운데 있는 성도들을 볼 때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능치 못함이 없다는 확신이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낸 것과 같이 그 성도에게 드라마틱하게 역사하셨던 하나님의 은혜가 생생하다.

성선복 목사/죽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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