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 주민 섬기는 일이라면 어떤 직책도 마다하지 않겠다"

"마을과 주민 섬기는 일이라면 어떤 직책도 마다하지 않겠다"

[ 이색목회 ] 밀양함박웃음센터 사무국장 이용호 목사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0년 02월 05일(수) 19:07
"목회자로서 교회에서 기도하고 예배 준비만 하면서 지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목회 현장은 이렇게 하면 할수록 예수님의 명령을 따를 수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사역 초창기 변화를 시도하니 주변 교회 성도가 '교회는 지키지 않고 목사가 왜 저리 돌아다니느냐'고 비난도 했죠. 그러더니 언제부턴가 처지가 비슷한 동역자들과 비난하던 성도들은 부족한 저의 사역을 오히려 칭찬했고, 부러워하더라고요. 한없이 감사했습니다."

2012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일반농산어촌개발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밀양시 초동면의 종합정비사업 일환으로 설립된 '밀양함박웃음센터'. 연면적 489㎡에 지상 2층 건물로 강당, 체력단련실, 회의실, 각종 프로그램 공간 등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위해 조성됐다.

그곳 밀양함박웃음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지역사회 섬김에 앞장선 경남노회 이용호 목사(초동교회). 이 목사의 일과는 보통의 농촌교회 목사와는 다른 분주한 일상의 연속이다. 센터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수입과 지출 등 회계 관리 및 장부 작성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손해와 주민 간 오해가 없도록 센터 운영위원회 운영, 운영분과, 회계분과, 시설분과와 협력하는 전체적인 실무를 감당하고 있다.

이용호 목사는 "초동교회 부임 당시 구성원들이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단절됐고 교회와 마을은 따로 흘러가고 있었다"며 "기다리는 교회가 아니라 나아가는 교회가 되고자 다짐하면서 함박웃음센터 및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초동교회 담임과 마을 내 밀양함박웃음센터의 사무국장을 겸하게 된 이용호 목사의 일주일은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매 주일 오전 9시 군인교회 예배 인도를 시작으로 오전 11시 초동교회 주일예배 등의 일과를 보낸 이후 월요일 아침이면 쉴 새도 없이 밀양함박웃음센터로 출근한다. 수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은 센터 사무실을 지키며 마을과 지역주민을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한다. 현재 밀양함박웃음센터는 이 목사의 계획에 따라 생활무용과 하모니카교실, 한지공예, 스마트폰 활용, 요가교실 등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족구와 탁구 등 동호회 활동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 목사는 평일 오후가 되면 지역 내 '초동지역아동센터'와 '초동작은도서관'에서 사회복지사 및 평생교육사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목사 안수받기 전 입시 학원을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이 목사는 "대부분의 주민은 제 직분을 알고 있어서 밀양함박웃음센터의 사역을 목회와 연계하려는 시도는 절대 하지 않는다. 공공기관인 만큼 센터에서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따라 성실하게 섬기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점점 많은 주민이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편안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호 목사는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지역과 특성에 따른 결핍성을 해결하려고 노력한 전문성 개발이 사역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목회적 전문성은 미리 준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도시 목회를 준비하던 중 농촌에 와보니 그전에 준비했던 지식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며 "가장 먼저는 나의 목회지, 비전이 향한 곳에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결핍을 도와주기 위한 준비가 바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목회자가 쓰임 받을 수 있다면 자신과 같은 이중직, 특별한 목회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목사가 택시 운전을 하면 이중직이고 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 이중직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실수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직업은 소명, 즉 거룩한 부름이며 인간의 직업 노동은 지상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실현하는 수단이라고 배웠다. 결국 목회자가 직업에 가치를 두는 것은 자기 합리화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진리의 복음을 전하기 위한 이중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목사는 2020년 올 한해 밀양함박웃음센터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다양한 공모사업에 집중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또 지역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주민과 공공기관의 소통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겠다는 각오다. 특별히 주민 간 화합과 일치, 평화를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의 최종 목적지는 역시나 복음이다.

밀양함박웃음센터 사무국장에 열심을 내다보니 이 목사는 자연스레 다양한 직책도 겸하게 됐다. 초동면의 명예공무원, 지역 내 산불감시원 면접관, 밀양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대표, 경상남도 교육청 주민예산참여위원회 분과장까지. 앞으로도 주민 섬김을 위한 일과 직책은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자 새로운 목회 철학이 됐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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