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하나님께서 하셨다

시작, 하나님께서 하셨다

[ 목양칼럼 ]

김영실 목사
2020년 01월 03일(금) 00:00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 교회를 세우게 하셨다. 작은 바람에도 건물은 흔들렸고, 코가 시리고, 온몸이 얼어붙을 만큼 춥고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겨울저녁 성도 한 분이 전기장판 한 장을 줘서 추위를 견디며 시작한 교회. 15평 남짓 되는 공간에 책장 하나 덩그러니, 밥솥이 전부였다. 만원 남짓 싸구려 밥상 위에 성경책을 폈다. 시편 126편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라는 말씀을 나누면서 11월에 첫 수요예배를 드렸다.

그해 겨울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추운 겨울로 기억된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나에게 말씀을 주셨다. "너희의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외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케 하라 골짜기가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 이는 여호와의 입이 말씀 하셨느니라."(사 40:1~11) 하나님의 말씀이 가슴에서 떠나지 않았기에 그 혹독한 겨울을 견딜 수 있었다. 겨울이 지나 봄기운이 불어 세상 모든 땅들이 새싹을 돋으며 생기가 돌았다. 초등학교 개학이 되어 어린이들을 만나 친구 삼았다. 세상 가요가 입술에 익숙한 어린이들을 찬양의 입술로, 선교사 이야기, 탈무드영재창의 교육, 원어민성경 영어교육으로 채웠다. 학교를 마치고 어린이들은 매일 흔들리는 좁은 철 계단의 3층 예배당에서 마음껏 놀았다. 얼마 되지 않은 따뜻한 봄날에 일일어린이 부흥회를 하게 되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린이들 118명이 참석했다. 15평 좁은 공간 예배당이 부족해 아래층 피아노학원 공간까지 사용했다. 동네 초등학생 아이들이 거의 다 참석했다.

아이들과 친밀해지니 덩달아 나의 인기도 올라갔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인사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선생님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어머니들이 모여 "우리 동네에 아이들을 홀리는 이상한 여자 전도사가 왔나봐! 아이들이 눈만 뜨면 빛된교회를 찾아 그리고 벌떡 일어나 교회로 달려가!"라고 말하며 의심(?)도 했다고 한다. 성령님의 역사가 아니겠는가?

지금은 시골 학교에 어린이들이 줄어들어 교회학교가 없어지고 있다. 개척 당시에는 하나님께서 어린이들을 통해 예배당을 채우시고 찬양과 즐거움이 넘쳤다. 어린이들을 통해서 부모들이 전도가 되었고, 초등학교 졸업한 아이들은 중학교, 고등학교, 청소년들이 자연 성장해서 부활절 예배, 맥추감사예배, 여름성경학교를 통해 은혜를 나눴다. 이외에도 중고등부 수련회, 1박 2일 성경읽기, 성탄절예배 준비와 새벽송 등 예배를 드리며 감사했던 날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말할 수 없는 감동과 감사, 기쁨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김영실 목사/빛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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