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것이 있는 인생

지킬 것이 있는 인생

[ 목양칼럼 ]

정지욱 목사
2020년 01월 03일(금) 00:00
신앙적으로 우리는 '고난에는 유익이 있다'고 말한다. 성경적으로 보아도 사실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고난을 겪고 있음에도 아무런 유익을 얻지 못하는 사람도 있음이 사실이다. 반대로 고난과 상처로 깨지고 상하는 경우도 있다. 어디에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그것은 '지킬 것이 있느냐 없느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시편 137편 1절에서 4절을 보면 그들이 비참하고 힘든 포로 생활 가운데 고난을 견디게 한 이유가 있음을 보게 된다. 그것은 그들에게는 지킬 말씀, 불러야 할 노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그 중의 버드나무에 우리가 우리의 수금을 걸었나니… 우리가 이방 땅에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까."

기억할 말씀, 불러야 할 노래가 있는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환난과 고난중에도 깨지거나 무너지지 않았다. 인생을 단순히 평탄하다고 하거나, 힘든 것이라고 한쪽으로만 치우쳐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왜냐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힘든가 아닌가' 하는 것이 아니라 '지킬 것'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목숨 걸고 지킬 약속이 있는 사람, 부르다 죽을 노래가 있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은 '고된 일'이 아니라 '헛된 일'이다. 목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목회자가 제일 힘들까? 어려운 교회에서 사역하는 것이나 힘든 환경의 교회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헛수고 같고 의미 없는 사역을 하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이다. 사도 바울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로 지목한 것이 '사명'이었다. 그는 사도행전 20장 24절에서 "주 예수께 받은 사명"이라 고백했다. 고난이 문제가 아니다. 건강이나 물질이 문제가 아니라 사명이 핵심이요, 문제의 본질이라는 뜻이다.

사람이나 환경은 언제나 항상 변하기 마련이다. 변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따라서 외부적인 모든 것은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사람이나 상황에 의존하면 항상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은 상황이 좋아서 안심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불안한다. 왜냐면 '상황이 안 좋아지면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킬 것이 있는 본질을 붙잡고 사는 사람은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그저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킬 것이 없는 사람은 상황과 형편을 항상 살피려 한다. 그리고 예측하고 계산하면서 신경을 쓰게 된다. 그렇게 인간적으로 준비하면서도 고난이 오면 당황하고 넘어지고마는 것이다.

형법에서 최고의 형벌은 사형이다. 따라서 가장 무서운 권세는 죽이는 권세이다. 이 사실을 아는 마귀는 항상 우리를 죽인다고 위협한다. 그러나 기억할 것은 죽이고 살리는 권세는 하나님께 있다는 점이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이 그것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면 참새 한 마리도 떨어뜨릴 수 없는 것이 영적 이치라면, 이 사실을 믿고 나가는 사람이야말로 하나님과 세상 앞에서 영적, 육적 자유인으로 사는 인생이 아니겠는가? 이것이야말로 세상이 감당 못할 믿음이다. 지금 나에게 지킬 것이 있는가? 그것이 나의 사명이다. 그것을 붙잡고 전진하며 기도하는 것, 이것이 믿는 자의 행복이다.

정지욱 목사/모슬포중앙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