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말

축복의 말

[ 주간논단 ]

김순미 장로 부총회장
2020년 01월 01일(수) 10:00
'교수신문'에서는 연말마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는데, 이것이 그해 사회의 궤적을 가장 정확하게 짚어낸 것이라 평가받는다. 2019년의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인데, 이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 글자 그대로 '목숨을 함께 하는 새'를 가리킨다.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지만 실상은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를 의미한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교수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 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사회, 이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언론매체를 통해 개인과 기업, 정치권의 끊임없는 갈등과 분쟁을 보았을 것이다. 이렇게 격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이제는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네면 어떨까! 어느 때보다 위로의 말,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시의적절한 말 한 마디가 큰 위로가 되고, 지친 이들에게 위로의 손짓 하나가 그 어떤 것보다 큰 힘이 된다. 교육심리학에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가 있다.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고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교사가 어떤 학생을 "우수하고 모범적 학생이 될 것이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가르치면 정말로 그 학생은 우수한 학생이 된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그 효과가 필요하고, 희망의 말이 필요한 때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한 발 더 나가서 축복의 말을 나누면 어떨까! 우리가 전하는 축복하는 말은 누군가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 축복의 말은 사람을 살린다. 믿음의 조상들은 이것을 알았다. 그래서 자손에게 가족에게 축복하는 일이 일상이었다. 특별히 부모는 자녀의 예언자다. 부모의 예언대로 축복한 대로 자녀의 미래가 결정된다. 말에 대한 히브리인들의 생각은 참으로 놀랍다. 말씀이 천지를 창조했다. 예수님은 천지를 창조하고 운행하시는 태초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엔 능력이 있다.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아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축복하는 일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제일 먼저 축복한다. 아이 생일 행사의 최고 절정은 축복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바르 미츠바(Bar Mitzvah)'라는 성인식의 절정도 랍비와 부모, 이웃이 모여 어른이 되는 아이를 축복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할 때, 여행을 떠날 때, 전장에 나갈 때도 축복한다. 부모가 자신의 인생이 다했다고 느낄 때 그는 마지막으로 자녀들을 불러 유언과 같은 마지막 축복을 남긴다.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이삭은 야곱을, 야곱은 열 두 아들과 요셉의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축복한다.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권이 있다. 우리 하나님은 '나는 너에게 축복의 권세를 주었노라. 너는 이미 복의 근원이 되었느니라. 축복하라. 네 자손들을 축복하라. 네 교회를 축복하라. 네 이웃들을 축복하라. 소그룹의 가족들을 축복하라' 말씀하신다.

전에 언젠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시민 11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때 서울시민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사랑해'였으며, 이런 말을 듣고 싶은 상대는 배우자, 부모, 자녀 순이었다. 이는 가정 안에서 이 말에 대한 갈증이 있음을 말해준다. 부모의 따뜻한 손길과 하나님의 만지심을 경험한 아이는 건강한 인격을 갖게 된다. 축복 받고 자란 아이는 높은 자존감과 건강한 정서를 가지고, 어려움도 헤쳐 나간다. 부모의 축복은 예언적인 능력이 있다. 부모의 축복은 씨가 되고, 아이의 미래에 대한 믿음의 선언이다.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비난하고 비판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축복의 손을 들어 긍정적이고 생명력 있는 영향력을 발산해 보자. 우리에게 축복의 권세가 있음을 알고, 손을 들어 축복하자. 자녀들과 가족, 친구와 이웃, 교회를 축복하고, 이 나라와 민족을 축복하자.



김순미 장로 부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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