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는 '먹회'다

목회는 '먹회'다

[ 목양칼럼 ]

김철웅 목사
2019년 12월 20일(금) 00:00
목회는 '먹회'다. 그 이유는 네 가지다.

첫째, 잘 먹어야 하고, 둘째, 맛있게 먹어야 하고, 세 번째, 자주 먹어야 하고, 네 번째, 많이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목사는 모든 모임에서 먹어야 한다. 그래서 목회는 '먹회'다. 특히 심방을 다니게 되면 목사는 먹게 된다. 그런 과정 중에 참 재미있으면서도 감사한 일들이 있다. 종종 성도들이 목사에게 음식을 대접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목사님이 이 음식을 좋아하신다는 말이 있어서 이 음식을 준비했어요." 매번 심방할 때마다 다른 음식이 나오는데 말은 똑같다. 그런데 그 말이 정확히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어떤 때에는 정말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이유가 있었다. 목사는 잘 모르지만, 관심 있는 성도들은 목사가 식사하면서 뭘 자주 먹는지 유심히 본다. 그리고 그 날 자주 먹는 음식을 목사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생각하고 주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주거나 뒤이어 심방 받는 사람이 물을 때 대답해 준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 심방할 때 목사가 자주 먹었던 음식이 그 다음 심방할 때 주요 음식으로 나오는 셈이다. 그 뒤부터 알았다. 그 전 주에 심방했던 구역에서 자주 먹었던 음식이 그 다음 주 심방하는 구역에서 반드시 또 나온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목사 입장에선 매번 특정한 음식을 그 날 자주 먹게 되는 이유가 여러 가지다. 그 날 따라 그 음식이 식탁 가까운 곳에 있어서 자주 먹는 때도 있고, 그 날 따라 그 음식이 잘 맞아서 자주 먹는 때도 있고, 그 음식을 준비한 분의 정성이 너무 깊어 자주 먹는 때도 있다. 이렇듯 목사는 자신의 입맛 기호와 상관없이 그날의 특별한 상황과 이유 때문에 자주 먹게 되는 음식이 있다. 그러면 그 때 목사가 자주 먹은 음식이 성도들에게는 목사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인식된다. 이럴 때 목사는 성도들의 사랑을 느낀다. 목사는 이때 자신들의 집에 심방 온 목사를 섬기기 위한 성도들의 깊은 관심과 배려를 체험한다. 조금이라도 목사에게 좋은 것을 더 해주고 싶어하는 성도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부지 중에 천사를 대접했던 사림들의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다(히 13: 2).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도들에게 영의 양식을 먹이기 위해 힘쓰는 만큼 성도들은 자신들을 심방 온 목사에게 정성껏 기도하며 준비한 육의 양식에 관심을 쓴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나중에 저 하늘나라에 직접 가지고 가지는 못하지만 이 땅에서 사는 동안만큼은 꼭 필요한 육의 양식도 주시고, 하늘나라의 영광을 이 땅에서 미리 맛보는 영의 양식도 주신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목사나 성도나 영의 양식과 육의 양식을 잘 먹고, 맛있게 먹고, 자주 먹어야 하고 많이 먹어야 하겠다.

김철웅 목사/군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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