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 목양칼럼 ]

홍원표 목사
2021년 04월 07일(수) 15:22
포항에서 심방을 마치고 서울로 오는 길에 마침 경북 청송지역을 지나오며 떠나온 지 40년이 지난 고향땅을 떠올리며 방문하게 되었다. 청송군 진보면,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족들은 회한과 눈물로 떠난 고향이다. 가까이 갈수록 두근거리는 마음을 느끼며 설레기 까지 했다. 그곳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여전히 기억을 따라 옛 마을을 더듬을 수 있었다.

살던 집 근처에 진보 구세군 교회는 여전히 있었다. 8살 때였다. 처음 교회를 간 날이 기억에 남아 있다. 교회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 집에 구제성미를 보내준 터라 어머니는 체면 때문인지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 필자를 교회에 보낸 것이 처음으로 교회 간 날이었다. 어릴 적 어두운 시절에 잠시나마 따뜻한 품이 되어준 교회의 기억으로 인해 영혼의 빛이 켜지기 시작했다.

잠시 예배당을 방문하여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나오게 되었다. 안동방향으로 향하였다. 도중에 어머니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필자는 태어난 지 100일 만에 기관지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인근 병원에서는 고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래서 안동에 있는 성소 병원으로 지프차를 빌려서 밤새워 달려가서 병원의 문을 두드리고 그곳에서 몇 날을 사투한 끝에 고침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에야 그 병원의 이름이 심상치 않음을 인지하고 찾아보니 선교사에 의해서 세워진 병원인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병원 안에는 들어가지는 못했으나 병원 앞을 잠시 들렀다. 1908년 선교사들로 시작되어 의료진들의 헌신을 통해 나도 살았구나 하는 감사의 마음이 들면서 생각해보니 심방을 하러 갔다가 내가 나에게 심방을 받는 느낌이었다. 잿빛 기억들이 징검다리처럼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 그리고 흑백 필름의 어둡기만 한 기억 뒤에 사랑의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하나님의 동행과 안아줌과 하나님 나라의 숨겨진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SNS상에서 크게 화제가 된 이야기가 있다. 부모가 없는 두 형제의 이야기이다. 치킨을 먹고 싶은 11살 동생이 형을 보채어 형과 동생이 5000원을 들고 여러 가게를 전전했는데 한 가게의 사장이(철인7호 홍대점 박재휘 대표) 앞에서 난처해하던 이 형제들을 가게 안으로 들이고, 치킨을 무료로 제공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동생은 몇 차례 더 들렀고 주인은 미용실까지 데려가 머리를 깍아 주기도 했다고 한다. 고마운 마음을 간직한 형인 고등학생 B 군은 코로나 기간에 어려운 상점들, 특히 이 치킨가게를 떠올렸고 어떻게 하면 이 치킨집을 도울까하여 치킨가게 본사에 이 사연을 올리게 되면서 SNS에 알려지고 사람들에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님나라의 한 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우리의 삶과 일상에 하나님 나라가 있다.

홍원표 목사 / 더하트하우스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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