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한 줄기 '빛'...그 은혜의 순간

[ 포토에세이 ] 시티솔레(City Soleil) : 어둠 속의 작은 빛<3>

홍우림 작가
2021년 03월 03일(수) 10:00
얼마 전 KBS에서 아이티의 상황이 궁금하다고 연락이 왔다. CNN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언론이 현재 일어나는 아이티의 폭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10년 대지진 이후에도 여전히 정부는 나라의 상황을 회복시키지 못하고 있고, 독재와 부패로 국민들의 반발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갱들의 폭력은 더욱 거세져 수많은 총격 사건과 납 치로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현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연락이 온 방송국 작가에게 조금이나마 내가 겪은 일들을 설명하였지만 여전히 마음은 무거웠다. 관련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YnaPv-MQgpE&feature=youtu.be)

세상은 그들의 고통과 원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연일 언론은 폭력과 납치 살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어쩌면 그것의 보도의 역할이기에 한편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보도를 넘어 실제로 그곳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나는 촬영을 하면서 그들이 보는 것을 넘어(beyond)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나 역시도 촬영 중 어려운 고비가 있었고 크고 작은 위협에 노출되었지만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이들의 삶의 소중한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들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한다. 이곳이 매우 어둡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마치 이 암흑의 땅에 한 줄기 희망으로 찾아온 한 사람처럼 말이다. 우리는 그 희망 때문에 오늘을 살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은혜' 라고 말한다. 세상은 눈 앞에 보이는 어두움에 집중 하지만 우리는 그 어둠 속의 작은 빛, 곧 은혜의 순간을 찾아야한다. 놀랍게도 이 땅에는 그 은혜를 기억하고 소중히 여기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홍우림 작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하고 미국 아트센터디자인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2018년 세계 최대 사진공모전인 IPA(International Photography Awards)의 올해의 에디토리얼 작가로 선정됐다. 지난 3년 동안 도쿄, 파리, 모스코, 부다페스트 등 세계 메이져공모전에서 40개가 넘는 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도 IPA에서 다큐멘터리 부분에서 또한번 대상을 수상하며 심사위원이 뽑은 Top5 작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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