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네에서 사역을 이어가다

[ 땅끝편지 ] 필리핀 편 5

김용우 목사
2020년 06월 30일(화) 00:00
청년이 총을 맞고 쓰러진 현장에 있었던 김정옥 선교사에게는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그 동네 사람들은 2년 전까지만 해도 공산 게릴라가 나타나 동네를 약탈했기 때문에 허리 춤에 호신용으로 총을 갖고 다녔다. 이 사고가 난 순간 다들 호신용 총을 빼어 쏘고 난리가 났다.

쓰러진 청년을 우리 차에 실어 놓고 병원에 빨리 가자고 소리를 쳐서 좁은 산길을 내려와 시내 중화병원 응급실에 데려간 지 2시간 만에 그 청년은 사망했다. 나는 그 사건 현장으로 돌아가 우리 팀을 데리고 내려온 후 당분간 그곳에 올라가지 못했다. 이후 약 2년 만에 그 산동네를 다시 올라가 사역을 시작했다.

산동네를 사역하는 중 한 아이를 만났는데 아이의 몸에 온갖 상처가 심했다. 약상자를 열고 소독약을 가지고 깨끗이 닦아주고 연고를 발라주었다. 그리고 항생제 아목시실린 일주일 분을 주고 난 후, 일주일이 지난 후 산동네를 다시 사역하러 갔다. 아이는 "목사님, 내 몸 보세요 내 몸이 거의 다 나았어요"라고 외쳤다. 그 아이를 다시 치료해주고 다시 항생제를 몇 일 분 더 주었다. 그 후 그 아이는 깨끗해졌다. 이를 계기로 산동네 전도가 활기를 띄고 전도가 잘 되는 동안 이 산동네에 교회를 세우게 되길 늘 기도해왔다.

위에서 말했듯이 13명의 어른들이 세부 샬롬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해 왔는데 이 가운데 에반젤린 고노란 여성 성도가 자기 집 앞마당을 내어줘 교회를 지을 수 있게 허락했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목회하는 조남주 목사(새빛교회)가 교회 건축비를 후원해 주셔서 작은 교회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일곱 명의 목회자들은 마닐라에서 목회를 잘하고 있고, 두 명의 목회자들은 민다나오 섬 다바오에서 목회를 하고, 필자가 개척한 4개의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보홀섬 어촌인 우바이 빵빵장로교회와 보홀섬 뚜비곤드림샬롬장로교회와 시부섬 세부샬롬장로교회 그리고 과달루페 뉴라이트샬롬장로교회들이다.

감사한 것은 신당중앙교회 제1남선교회 선교팀(60세 이상)이 10년 넘게 매년 무료의료봉사를 보홀섬 빵빵교회를 중심으로 개척된 교회들을 위해 감당해오고 있다. 현지 기독교 의료 선교에 헌신된 의사들도 동참한다. 이 팀들은 때론 교회 수리도 해주고, 장학지원도 하는 등 헌신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의 변함없는 선교 열정이 참으로 감사하다.

김용우 목사/총회 파송 필리핀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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