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분란, 이제는 마침표 찍을 때

[ 이슈진단 ] 교회, 흔들리는 터전

김성진 기자
2018년 05월 14일(월) 14:10
교회에 다닌 지 5개월쯤 된 A씨는 주일에 교회에 갔다가 교회 담장 위에 철조망이 설치되고 출입문은 쇠사슬로 묶여 있어 결국 발걸음을 돌려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평소 목회자를 잘 섬기던 B씨는 주일 예배를 드리러 갔지만 담임목사를 반대하던 교인들이 꽹과리와 북을 치며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없었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 출석했던 C씨는 교회 분쟁으로 본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한 채 3개월째 일부 교인들과 함께 교회 마당에서 예배를 드렸다.

요즘 우리 주위에서 갈등과 분쟁을 겪는 교회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교회 분쟁으로 교인 수는 줄고 법적 소송이 이어지면서 결국 분립 수순을 밟는 교회를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이처럼 교회 분쟁은 교회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서로 간의 상처는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교회를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지역복음화에도 영향을 끼친다.

항상 사랑을 외치던 교인들이 서로 저주섞인 말로 싸우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가장 큰 원인은 '재정 문제'를 꼽는다. 서울 J교회는 담임목사가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사용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한 후, 법정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2년전,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가 발표한 교회 분쟁 상담 통계 및 분석에 따르면, 교회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재정 전횡'(20.7%)이라고 언급한 것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교회 분쟁과 갈등의 또 다른 원인 중의 하나는 '교회 지도자의 자질 문제'다. 목회사역을 등하시 하고 설교 준비를 게을리하며, 특정인을 겨냥한 표적 설교를 하는 등, 교회 지도자의 자질 문제가 교회 갈등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목회자의 윤리적인 일탈도 교회 갈등과 분쟁을 유발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목회자들이 독단적인 교회 운영과 성적인 비행 등의 일탈행위가 교회 분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의사결정이 소수에 집중되거나 불투명한 교회 운영과 강압적 위계 질서 등은 교회 분쟁의 잠재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전임목사와 후임목사간의 지도력 교체로 갈등과 분쟁을 겪는 교회도 있다. 20년 이상 한 교회에서 목회하고 은퇴한 전임목사의 입장에서 후임목사를 바라보면, 부족하기 마련이다. 일평생 희생하며 교회를 섬겨왔던 전임목사는 후임목사에게 자신과 같은 모습을 찾을 수가 없을 때가 많다. 후임목사의 입장에서도 전임목사가 교회 일에 일일이 간섭하는 상황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결국 전임목사와 후임목사간의 지도력 교체 시기에 갈등을 겪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교회 내의 치리권을 행사하는 목사와 장로간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는 유형 중의 하나다. 사실 갈등의 원인은 인간관계의 문제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목사와 장로간의 갈등도 스스로 냉대받고 따돌림받고 있다는 상처감에서 출발한다. 2년전 한국교회지도자센터가 주최한 목회자 컨퍼런스에선 목사와 장로간의 갈등의 요인을 '불충분한 의사소통'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단의 폐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교회 분쟁에 이단의 침투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 중의 하나다.

김성진 ksj@pckworld.com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