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회 부총회장 후보 정견 발표, 영상녹화로 송출
2020.09.04 12:44

과거 예배당을 가득 메운 뜨거운 박수는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로 맞이한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총회 사상 첫 제105회 총회부총회장 동영상 정견발표회를 안전하게 진행했다는 자긍심은 있었다. 영상 녹화 방식으로 진행된 제105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 정견발표회가 코로나19 위기 속 차분하게 진행됐다. 방역지침에 따라 청중이 참가하지 못해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을 수 있었지만, 날카로운 질문이 나올 때면 긴장감은 주변을 엄습했다. 선관위의 정견발표 질문은 예전과 달리 전문성과 시간을 투자해 더욱 구체화했다. 한국교회 현안을 진단하며 부총회장 후보의 정책과 공약, 자질과 역량을 충분히 검증하는 데 집중했다는 평가다.

총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제105회 총회 부총회장 정견 발표회가 지난 3일 대전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 방역지침 격상에 따라 유례없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역 지침을 강화한 자체 거리두기가 시행됐고, 선거관리위원과 후보 참모진, 현장 스태프 인원을 비롯해 30여 명이 참석했다. 총회 부총회장 후보 정견발표회 사상 가장 많은 카메라가 동원되는 모습도 연출됐다. 청중이 아닌 카메라를 대상으로 정견발표에 나선 후보는 본인의 공약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했다.

부총회장 목사 후보 류영모 목사, 장로 후보 박한규 장로의 5분 스피치 후 이어진 정견발표회 사회 및 질문은 선관위 서기 박재필 목사가 맡았다. 박 목사는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의 위기 극복'에 대한 첫 질문으로 발표회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예배, 전도, 다음세대 등 전방위적으로 어려운 교회의 상황과 재정 감소에 따른 극복 방안을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가장 큰 현안으로 짚은 셈이다. 이에 대해 류영모 목사는 "코로나19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급속히 찾아온 전염병 위기이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혹독한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며 "교회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방역을 잘하는 안전한 공동체로 칭송받아야 하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지키고 회복할 뿐만 아니라 제105회 총회 주제인 회복에 따른 예배의 회복, 복음의 회복으로 교회의 신앙과 영적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한규 장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총회 차원의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예배 본질에 대한 정립과 회복운동, 소그룹 모임 등이 비대면으로 갈 수 있도록 교회 시스템 및 신앙 매뉴얼 등을 구축해야 한다"며 총회가 당면한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 두 후보는 교회동반성장과 관련해 '동반성장위원회'를 특별위원회가 아닌 전문기구로 승격할 것과 인적 물적 지원이 가능한 교회 간 연결 고리를 통한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교회 신뢰도 회복과 사회 소통 강화를 위한 질문에 류영모 목사는 "한국교회는 스스로 자정 능력을 갖추고 날마다 새롭게 개혁되는 길을 통해 소통능력과 공감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며 "주요 교단 연합기관인 한교총을 중심으로 '슬기로운 미디어 연구소'를 설립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또 박한규 장로는 "한국교회가 감당해온 교육, 의료, 복지 등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함과 동시에 사회적 비판에 대한 수용과 해결책을 적극 제시하고, '교회 내 정화 및 회개운동'을 병행해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두 후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되면 사회는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측하며, 교회연합 네트워크를 통한 지속적인 대응과 다음세대에 대한 성경적 창조론 교육, 차별금지법 반대주일 선포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정견 발표회에서 인사한 총회 선거관리위원장 이현범 장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수 차례 연기된 정견 발표회가 계획대로 진행됐다"며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상황이 어렵고, 노심초사 힘든 일이 많았지만 마치는 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어느 회기보다 행복한 회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후보자의 정책과 소견을 총대와 전국교회에 소상히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정견발표회에 앞서 '교회의 힘' 제하의메시지를 전한 총회장 김태영 목사는 코로나19 위기 속 단독 입후보한 두 후보를 격려하며 기도와 믿음의 힘, 사랑의 힘을 통해 교회의 본질을 지키고, 사회를 섬기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정견발표회에 앞서 정견 발표회 준비와 영상 녹화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하는 한편 제105회 총회가 온라인 총회로 전환될 것을 대비해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선관위는 녹화된 제105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 정견발표회 영상을 총회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전국 총대에게 영상시청 안내 문자를 발송하기로 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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