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신장 기증, 죽어선 유산 기부로 섬김을"

"살아 신장 기증, 죽어선 유산 기부로 섬김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1호 유산기부 약정자로 나선 박진탁 이사장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04월 08일(목) 17:23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가 유산 1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2020년 10월 하나은행과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본격적인 유산기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박진탁 이사장의 유산기부 약정을 통해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장기기증운동본부의 유산기부 프로그램은 '리본레거시 클럽(Re-Born Legacy Club)'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며, 유산기부 후원을 통해 누군가의 생명이 다시 살아난다(Reborn)는 뜻을 담고 있다.

8일 운동본부 사무실에서 1호 유산기부 약정자로 나선 박진탁 이사장은 "지난 1991년 신장기능을 위해 수술대에 올랐을 때 몹시 떨렸는데 지금 이 순간도 역시 몹시 떨린다"면서 "그 때와 마찬가지로 이 나눔을 통해 다시 살아갈 생명과 따뜻하게 변화될 세상을 떠올리니 가슴이 뛴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우리 부부는 본부에 장기기증 희망등록했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는 시신기증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면서 "마지막 순간 장기나 시신 등 나눌 수 있는 모든 것을 나누고, 재산의 일부도 나누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기기증을 통해 우리 사회에 고귀한 유산을 남긴 기증인들의 사랑을 기리며 그분들이 존경받고 칭찬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유산이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박 이사장은 "지금은 가진 재산의 10%만 기부하기로 약정하지만, 죽기 전에 내가 가진 모든 재산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내어놓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박 이사장은 1991년 국내 최초로 장기기증 운동을 시작했다. 박 이사장은 그해 1월 자신의 신장을 오랜 기간 신장병으로 투병하던 환자에게 기증했다. 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진행된 순수 신장기증 수술로 기록됐다. 이후 신장병 환우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랑의 인공신장실을 개원했으며 혈액 투석 치료자들을 위한 라파의 집을 통해 신장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도 앞장섰다. 2013년에는 뇌사장기기증자 유가족을 위한 자조모임 '도너패밀리'를 결성해 다양한 예우 사업도 펼쳤다.

이날 약정식에 함께 참석한 부인 홍상희 씨도 1997년 남편의 뒤를 이어 신장을 기증했으며, 아들 박정수 씨(하버드 의대 교수)도 D.F장학회(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를 위한 장학회)가 시작될 수 있는 시드머니 1000만원을 기부한 바 있다. 홍상희 씨는 "신혼 초 지속적으로 헌혈을 하고, 이후에는 신장 하나를 기증하며 남편과 저에게 나눔은 일상이 된 것 같다"면서 "유산 기부를 약속하는 지금 이 순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 기쁘다"고 전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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