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에 대한 재고

다양성에 대한 재고

조주희 목사
2021년 04월 07일(수) 10:00
코로나 상황이 가져온 교회에 대한 두드러진 변화 중의 하나는 다양성이다. 다양한 교회, 다양한 예배, 다양한 신앙 패턴, 다양한 성찬, 다양한 조직 등이 등장하고 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이런 현상은 코로나가 불러온 현상이라기보다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고 코로나 상황이 변화의 속도를 조금 당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세계는 이미 다양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그렇게 의미를 가질 수 없을 정도로 변해 있다. 다양함의 폭, 다양함의 속도, 다양함의 정도만 다를 뿐 예외가 되는 분야는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제는 교회가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냐만 숙제로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좀 더 깊게 들어가 보면 다양성은 교회 내의 구성원들에게는 일상화된 아주 구체적인 현실이다. 성도들의 삶의 그릇은 다양성을 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성이라는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는 성도들이 이룬 공동체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이미 답이 나와 있다고 볼 수 있다. 단 이제는 이것을 제도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만 남아 있는 셈이다.

우선 온라인 상황에 대한 제도적 이해를 다룰 필요가 있다. 이미 온라인 교회는 존재한다. 당연히 온라인 교회의 목회자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교회 개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온라인 교회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부터 필요하다. 그동안의 교회 개척은 개척자에게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재정적인 준비가 무엇보다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정적인 측면에서만 온라인 교회 개척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온라인 교회 개척을 그동안의 개척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목회자의 신분에 관한 질문도 생길 수밖에 없다. 현재의 법과 제도 체계 속에서는 온라인 교회와 온라인 교회 목회자의 신분 유지를 담아내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 교단은 교단과 관련된 온라인 교회와 온라인 교회 목회자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룰 것인가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 온라인 교회뿐인가? 최근에는 목회자들이 목사 안수를 받은 후에 다양한 기관에서 사역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법이 정하고 있는 관련성이 있는 사역에 대해서만 목사 신분 유지가 가능하다. 이렇게 되니 교회법이 한계지어준 목회 현장 이외의 현장에서 사역하는 목사들은 신분 유지를 위해서는 편법을 사용하거나 목사직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일어나고 있다. 이것 또한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만이 옳은 것일까? 이미 다른 종교에서는 다양한 현장에서 그 종교의 종교인 신분을 가지고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사회가 덜 분화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현재의 기준으로도 어느 정도 교회의 목적에 응답하며 이 세계 속에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다양한 세계 속에 다양한 목회 혹은 교회의 사역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교회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 생긴다. 지금 우리는 성도들과 긴밀한 관계 속에서 서로 협력하는 다양한 목회와 다양한 목회를 하는 목사가 요구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다양성은 예배, 설교, 성찬, 교회학교의 교육, 조직, 사역, 예배당 사용 등 교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다양성은 삶의 한 부분이 아니라 삶의 양식이다. 다양성이 규범적인 특징을 가진 교회의 입장으로 보면 당황스럽고 불편할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교회도 여기서 예외가 될 수 없다. 다양성을 교회가 제도적으로 소화해낼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이다.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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