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크리스마스?

안녕, 크리스마스?

[ 공감책방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를 통해 본 '성탄절'의 의미

황인성 목사
2020년 12월 25일(금) 08:00
# 누군가에게 여전히 필요한 '사랑'

늑대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아기 돼지들을 못마땅해했다. 돼지들이 만들어 놓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망가뜨리고 돼지들을 잡아먹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마음을 곱게 쓰지 못한 탓일까? 자신이 부러트린 나무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잠시 후 늑대가 눈을 떴을 때, 온몸에 붕대가 감겨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착한 아기 돼지들이 늑대를 치료해준 것이다. 하필 입마저도 붕대가 감겨있어서, 늑대가 무서운 목소리로 '너희들을 잡아먹겠다!'고 으름장 놓는 소리가 돼지들에게는 '우우우우'하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분을 내는 늑대의 소리에, 돼지들은 늑대가 자신들에게 사과하고 고마워한다며 오히려 늑대를 불쌍히 여긴다. 급기야 늑대 머리맡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두고 간다.

크리스마스 날 아침 늑대는 사라졌다. 망가졌던 크리스마스 트리는 다시 세워졌고 오히려 더 많은 나무가 세워졌다. 저 멀리 붕대를 풀며 걸어가는 늑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 그림책은 '고 녀석 맛있겠다'로 한국에 잘 알려진 미야니시 타츠야의 작품이다. 너무도 순진하게만 보이는 크리스마스의 인사와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필요한 사랑이며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작가의 독특한 재치로 녹여내고 있다.

연말 즈음이 되면 항상 다시 펼쳐보게 되는 책 중 하나가 바로 톨스토이의 단편집이다. 그의 수많은 단편소설 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그의 대표작이라 할만하다. 어느 날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죄로 벌을 받게 된 한 천사가 벌거벗은 사람의 몸으로 땅에 떨어졌다. 그는 '사람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깨닫게 되는 순간 다시 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명령도 함께 받았다.


#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굳게 닫힌 교회 문 앞에서 떨고 있을 때 자신의 의식주 문제로 고민하던 구두 수선공 세몬과 그의 아내 마트료나의 집에 초대받게 된다. 그리고 그 집에서 몇 년간 구두 수선일을 배우며 함께 가족처럼 지내게 된다.

"이제야말로 나는 깨달았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사실은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 속에 사는 자는 하나님 안에 살고 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므로"

구두 수선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하나씩 해결하던 천사는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는 세 번째 깨달음을 얻고 미소를 지으며 다시 천국으로 올라간다.

코로나의 위기와 그에 따른 삶의 당혹스러움의 한 가운데서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안위와 안전만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결국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서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섬김과 사랑이 아닐까? 나에게 성탄절은 어떤 의미일까?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일까? 너무도 익숙한 대답 그러나 결국 그것이 답인 그 단어 '사랑', 2020년을 마무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섬김 그리고 나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황인성 목사 / 책보고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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