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자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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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책방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모두에게 배웠어'를 통해 본 '배움'의 의미

황인성 목사
2020년 11월 01일(일) 19:24


여기 호기심 많은 한 소녀가 있다. 이 소녀에게는 주변의 모든 자연환경이 훌륭한 선생님이 된다. 걷는 방법은 고양이에게, 뛰어넘는 법은 강아지에게, 나무 타는 것은 원숭이에게, 멋있게 달리는 것은 말에게, 산책하는 방법은 닭에게, 늦잠을 자는 법은 악어에게, 꽃향기를 맡고 꽃꿀을 맛보는 것은 나비에게, 들키지 않고 숨는 법은 토끼에게, 땅속의 비밀은 개미에게, 나쁜 녀석을 물리치는 법은 고릴라에게, 밤에 대해서는 올빼미에게, 노래 부르는 법은 작은 새에게 배우는 친구이다. 그리고 이제 더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 앞에 서 있는 소녀를 다시 만나게 된다.

"친구들이 이렇게 많으니까 아무래도 훌륭한 사람이 될 것 같아"



그림책 '모두에게 배웠어'는 이처럼 한 아이가 만남을 통해 배움을 경험하는 성장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1976년 처음 출간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또한 '배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이름이 '작은 나무'인 한 소년이 체로키 인디언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숲에서 지내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회고적 성격으로 쓴 책이다. 비록 이 책을 쓴 '포리스터 카터'는 인종차별주의자로서 비판을 받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인디언식 배움을 통해 삶을 알아가고 관계 맺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은 주목할만하다.

할아버지는 '작은 나무'에게 직접적인 지식을 제공하기보다는 스스로 경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했다. 그는 또한 자연을 통하여 필요한 것 이상을 가지지 않는 겸손함과 언제나 적은 쪽을 선택하는 삶의 지혜를 보여주었다. '작은 나무'를 위해 일부러 실수하는 척하며 설탕을 더 넣은 쿠키를 만든다거나 옷이 필요한 사람에게 오히려 자신의 옷이 작아서 대신 입어달라고 부탁하는 배려의 마음도 보여준다. 그리고 '작은나무'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자주 같이 책을 읽으며 서로의 생각과 일상의 경험을 공유하는 배움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있다.

영어단어 '티쳐블(teachable)'은 언뜻 생각하기에는 '가르칠 수 있는'으로 해석될 것 같지만 실제 의미는 정반대인 '배울 수 있는'의 뜻을 가진 단어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수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비대면 학습의 시대이다. 혹자는 지금의 젊은 세대를 스마트폰을 가지고 태어난 인류, '포노 사피엔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배움의 과정에서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수많은 새로운 '지식'이 아니라 그 대상이 사람이든 자연이든, 내가 만나는 대상으로부터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는 '티쳐블(teachable)'한 마음일 것이다.

"이에 예수께서 무리와 제자들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았으니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아니하며"(마 23:1~3)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언행이 불일치한 서기관과 바리새인에게조차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오늘 내 주변을 돌아보자. 그리고 스스로 질문해 보자. 자연이 새롭게 옷을 입는 이 깊은 사색의 계절에 나는 무엇이든 배울 준비가 되었는가?

황인성 목사 / 책보고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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