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위태로워질 때 필요한 것

일상이 위태로워질 때 필요한 것

[ 현장칼럼 ]

홍우정 본부장
2020년 10월 14일(수) 10:37
며칠 전 퇴근을 하려고 운전석에 앉아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기 위해 오른팔을 움직였던 그 순간에 평온하던 나의 일상이 무너졌다. 어긋난 어깨와 팔은 지독한 통증을 남겼고 그로 인해 오른손으로 하던 모든 행동은 중단되었다. 평상시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당연한 일상에서의 소소한 활동들, 너무나 당연하고 평범했던 그 모든 활동, 그 모든 것이 불편하고 아팠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어 가족들의 도움과 병원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에서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라고 이야기했다. '범사'는 헬라어로 "엔 판티"(en panti)라고 하는데 영어 성경에서는 Always, Everything 이렇게 번역했다. 우리말에서는 모든 일, 평범한 일을 말한다. 그러므로 범사에 감사하라는 항상, 모든 것을, 감사하라 그런 뜻이다.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좋은 일이나 나쁜 일에도 감사하고, 큰일이나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기쁜 일이나 슬픈 일에도 감사하고, 다시 말해 감사하지 않고 지나치는 것이 하나도 없게 하라는 것이다. 평소 감사에 인색했던 나는 어깨와 팔이 아파져서 평범했던 일상이 감사한 일임을 깨닫게 되었고, 도움을 주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과 소소한 것들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이고 감사한 일인지를 알았다.

코로나 19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의 아동들의 일상 역시 깨지고 무너졌다. 아동 생활시간 기준은 수면, 공부, 운동, 미디어로 나뉘어 아동 발달과 아동 권리적 관점에서 아동들에게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시간을 의미한다. 제17차 아동복지 포럼에서는 아동 생활시간 권장기준변화로 알아본 우리나라 아동의 일상 변화를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첫 번째, 수면 시간은 권장수면 집단이 58.6%에서 69.2%로 증가하고 과소 수면 집단은 41.2%에서 25.6%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공부 시간은 권장 공부 집단은 20.3%에서 17.0%로 감소하고 과다공부 집단은 70.3%에서 76.1%로 증가하였다. 세 번째, 운동 시간은 권장 운동 집단은 39.1%에서 21.3%로 감소하고 과소 운동 집단은 60.9%에서 78.7%로 증가하였다. 네 번째, 미디어 시간은 권장 미디어 집단은 28.0%에서 7.0%로 감소하고 과다미디어 집단은 71.7%에서 93.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를 통해 아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수면시간은 증가하였으나, 공교육이 중단되면서 가정 내 사교육은 더 심화하여 공부 시간은 증가하고, 집 밖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권장 운동을 하는 아이들이 줄어 전반적으로 운동 시간이 감소하였고, 등교하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미디어 시간이 급증하였다고 했다. 위기가정이나 빈곤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일상이 깨지면서 더 열악한 환경에 노출이 되고 있다. 일자리를 잃어버린 부모와 이전보다 더 취약해진 가정경제, 학교에 가지 못해 온라인 도구와 가정 내 인프라 부족으로 교육에 소외되고, 급식 및 도시락 서비스가 중단되어 식사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고 보호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홀로 가정에 있게 되므로 인해 돌봄 공백 발생 및 일상 불균형이 심화하고 가족 간에 위험이 누적되면서 아동학대(방임)가 발생하게 되고 미디어 노출 빈도는 증가하여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증가하여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이렇게 아이들의 일상이 위협받고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일상이 깨어질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모든 아동은 생명을 존중받아야 하며 부모와 가족의 보살핌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누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지만 이 당연한 권리에서 소외되고 있는, 혼자서는 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는 또 다른 아이들을 돕기 위해 평범한 나는 그리고 우리는 행동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아이가 평범한 일상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가 받은 축복과 은혜를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

홍우정 나눔사업본부장/홀트아동복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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