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입법시한 4개월... 찬반논쟁 "앗 뜨거워"

낙태죄 입법시한 4개월... 찬반논쟁 "앗 뜨거워"

여성단체도 맞불 ... 교계 법안마련에 고심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0년 09월 17일(목) 10:03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인한 입법시한이 불과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낙태죄 처벌'에 관한 찬반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1일 낙태죄 전면 폐지를 위한 여성인권운동단체(한국성폭력상담소 등 4개 단체)는 시민의 99%가 '임신중지 처벌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발표하고, 법무부와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에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 장 전체 삭제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7077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이 '낙태죄 처벌은 안된다'(99.2%) '여성의 권리를 우선으로 법 개정해야 한다'(99.9%) '임신중지 결정은 여성 본인이 해야한다'(99.6%) '여성이 임신중지를 결정했을 때 국가는 여성의 결정을 존중하고 안전한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99.5%)고 밝혀 '낙태죄 전면 폐지'에 힘을 실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같은 설문결과가 보도된 직후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바른인권여성연합은 "모든 시민들이 낙태죄 전면폐지에 찬성한다는 근거가 되기에 이 설문조사는 심각한 통계적 오류가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바른인권여성연합은 "가장 큰 문제점은 표본추출방법의 오류로 인해 표본의 대표성이 없다"면서 △'2020 낙태죄 폐지 시민설문조사'라는 제목 자체가 낙태죄 폐지에 동의하는 시민들이 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된 점 △설문하는 주체의 온라인 주소를 여성단체의 주요 온라인커뮤니티에 공개함으로써 이미 이 여성단체의 정체성에 동의하거나 관련이 있는 시민들이 주로 응답을 했을 개연성이 높은 점 등을 지적, "이러한 오류를 응답자의 자기선택 오류(self-selection error)라고 하는데 이는 표본 추출이 응답자의 자발성에 의존함으로써 발생하는 오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낙태를 반대하는 프로라이프 및 몇몇 여성단체들이 연합해 구글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하루만에 6200명이 설문에 참여했고, '태아는 사람이다'(99.8%) '낙태는 여성의 몸에 해롭다'(98.9%) '모든 단계의 태아는 소중하다'(99.6%)의 결과가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은 "이 설문조사 역시 가치가 없으며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겠다"면서 "엉터리 결과로 국민들이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불합치란 위헌 결정으로 해당 법률을 바로 무효화하면 법의 공백이 생기거나 사회적 혼란이 우려될 때 국회에 시한을 주고 법 개정을 유도하는 결정이다. 따라서 헌재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해야 한다. 지난 8월 법무부가 낙태죄 전면폐지 입법을 선언했고, 페미니스트 여성단체들이 그 입법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의도로 엉터리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다.

이에 교계에서는 기독의사회를 주축으로 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성산생명연구소 등이 연합해 '행동하는 프로라이프(Acts for Pro-life)'를 조직, 본격적으로 법안 만들기에 나섰다. 한국기독의사회 낙태입법특별위원장 박상은 박사(샘병원 미션원장)는 "낙태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개신교의 입장이었기에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1년 동안 누구도 쉽게 이 문제에 발벗고 나설 수 없었다"면서 "이에 관계자들이 낙태죄 전면폐지만은 막자고 뜻을 모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면서도 여성의 자기결정권(행복추구권)을 보장할 수 있는 법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동하는 프로라이프'는 임신 6주에서 9주 사이에 낙태를 허용하되, 낙태와 임신 지속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상담을 받고 숙려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비밀출산제도 허용 △의료진의 양심적 거부권 허용 △생부에 대한 법적 책임 부여 △낙태 적출물 관리 및 상업적 수단 방지법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을 마련, 발의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박 원장은 "이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목회자가 정확한 통계자료를 갖고 교인들과 제대로 된 논의를 해야 한다. 여론을 통해 상황의 심각성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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