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외국인 근로자 선교 전면 중단 '이중고'

코로나로 외국인 근로자 선교 전면 중단 '이중고'

이직 자유 없는 '외국인 근로자' 선교 사역, 관심과 지원 절실한 상황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0년 09월 11일(금) 16:05
"외국인 근로자는 노예가 아닙니다. 사업장 이동을 보장하는 '노동허가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외국인 근로자가 증가하면서 그들의 이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용허가제'가 제정돼 있지만 그에 따른 폐단으로 근로자의 기본권마저 훼손하고 있다는 평가가 16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와 실업이라는 이중고에 갇힌 외국인 근로자가 급기야 불법 노동시장까지 내몰리면서 노동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행위가 증가해 한국교회의 돌봄 사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 '현대판 노예제도' 불명예 안아

2004년 실시된 고용허가제는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한 기업이 합법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게 허가해 준 제도"이다. 하지만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근로자 스스로 사업장을 선택 및 변경할 수 있는 권리가 없고, 사업주의 허락 없이는 사업장도 옮길 수(이직) 없기 때문이다. 2020년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합법적 생산직)는 88만 명에 이르며 20년 후에는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도 나왔다.

총회 외국인 근로자 선교주일을 맞아 '노동허가제' 도입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촉구한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장창원 목사는 외국인 근로자도 노동 기본권의 주체가 돼야 한다며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노동자로 일하고 있지만, 사업장을 선택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가 없고, 힘들고 어려워도 사업주의 허락 없이 사업장을 옮기는 것은 더욱 어렵다"며 "정부에 문제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지만 아직 정부는 받아들일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결국 외국인 근로자와 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서울 광화문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과 노동허가제 제정을 강력히 촉구하는 작은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장창원 목사는 "외국인 근로자와 단체는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까지 제기했다"며 "그들의 사업장 선택, 변경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위헌 결정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 선교 전면 중단에 '이중고'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 기본권 실현과 사회적 약자로 전락한 그들의 돌봄 사역이 절실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사역 또한 전면 중단돼 사역자와 근로자 모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장창원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 자녀들을 대상으로 17년간 운영해 오던 다솜어린이집을 지난 5월 폐관했다"며 "대부분의 기독교 이주민센터들이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모임금지 등으로 사역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적인 업무 지원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경주 하이웃이주민센터 김조훈 목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근로자를 향한 우려의 시선만 더욱 커졌다고 했다. 김 목사는 "(외국인 근로자)그들을 향한 한국교회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며 "선교 특성상 대면 방식이 아니고서는 대체할 수 없는 사역이 많아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눈물을 흘렸다.

하이웃이주민센터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온 영어예배, 한국어교실, 무료의료 진료 등의 모든 사역을 4개월째 중단했다. 온라인 방식을 통해 한국어 교실, 개인 상담 등의 일부 사역은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이마저도 위태롭다. 센터 공간을 활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마저 겹쳐 계약기간이 두 달 남은 센터 공간마저 비워져야 할 위기에 처했다. 김조훈 목사는 "센터 운영에 대한 비용은 발생하고, 사역은 올 스톱 된 실정이다"며 "예배 처럼 비대면 온라인 사역으로의 전환을 강구하고 있지만, 사역 특성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어 고민이 크다"며 선교 사역을 위한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한 총회 외국인근로자선교후원회(회장:오창우)는 지난 1일 추천을 통해 이주민선교 사역자에 재난지원금을 긴급히 지원하기로 했다.

총회장 김태영 목사도 총회 외국인근로자선교주일 목회서신을 통해 이주민 선교 사역을 위한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김 총회장은 "이주민을 위해 쉼터를 제공하고 복음을 전하던 이주민선교 현장들의 사역도 여의치 않고, 지원도 줄어 사역 현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우리 모두 하나님을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하며, 연약한 이들을 돌보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감당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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