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발상의 전환

[ 목양칼럼 ]

임종호 목사
2020년 09월 18일(금) 08:42
1991년 여름 하나님께서 필자에게 주신 두 가지 사명이 있다. "목회자로서 앞으로 주님의 종들을 세우는 일과 세계 열방을 선교하는 일에 매진하라"라는 거룩 한 부담이었다. 불신자 가정에서 자란 영적 흙수저, 교회와 신앙생활은 물론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그 당시 나로서는 감히 받아들이기 힘든 말씀이었다.

2006년 1월 청년부 사역 시절 몽골 베트남 필리핀 일본 4개국 선교 현지 청년들 26명을 국내로 초청하여 한국 청년들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주제로 단기선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국내 입국 비자 문제, 통역의 어려움, 짧은 체류 기간 등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불구하고 2주일 동안 대한민국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순교 성지를 방문하면서 순교자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마지막 과정으로 기도원에 모여 함께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놀라운 영적 각성의 시간을 가졌다. 그 후 현지 선교사의 편지를 통해 26명 모두 본국으로 귀국한 후 교회의 중요한 일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됐다. 발상 전환의 시작이었다.

그 후 중국 최남단 운남성 고산지대 소수민족 선교를 시작으로 중국 여러 지역을 짧게 방문하면서 지하교회 지도자들 집회와 양육, 중국인 현지 신학교 강의 사역, 찬양사역자 양성, 음악학교 운영 등등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확신하는 일에 열심히 헌신하였다. 개척 이후 여러 해외선교 현장을 방문하면서 탈진한 선교사님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회복의 은총을 경험하기도 했고, 설명 불가한 하나님의 기적을 현지교회와 성도들 가운데 체험하기도 했으며, 생명이 살아나고 세워지며 공동체 전체가 변화하는 신비를 맛보았다.

그러면서 차츰 선교와 그 전략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직접 선교지로 파송받아 정착해서 선교 사역을 감당하거나, 혹은 간접적으로 누군가를 파송하는 선교를 해왔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나에게는 30년 전에 주신 두 가지 사명을 동시에 진행하게 하셨다. 짧은 기간 선교지 방문, 현지인을 초청하여 세워 역파송, 평신도 선교사 파송, 현지 선교사와의 협력 등등 본질적인 사명과 순종에는 변함이 없지만 비본질적인 방법론에 있어서는 새롭고도 다양한 시도를 하게 하셨다. 그렇게 파송한 지체들에게 세계 열방을 향한 전초기지를 세워달라는 황당한(?) 당부 또한 잊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고정관념과 작은 경험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복음의 진리를 선포하게 하셨다. 30년 전 말씀으로 명령하신 그 하나님은 하나님의 시간에 정확무오하고 신실하게 그 역사를 완성해 오셨다. 기존 목회적 통념에 역행하게 하셨지만 본질과 중심을 지키며 순종하기 원하는 작은 자를 통하여 생명회복과 하나님나라 확장을 이루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나는 오늘 또 다른 형태의 하나님 방법이 있을 것을 기대하며 다 열어놓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임종호 목사/준원영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