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폭력 사이에서

평화와 폭력 사이에서

[ 공감책방 ] '폭력국가'와 '여섯사람'을 통해 본 폭력의 의미

황인성 목사
2020년 09월 04일(금) 10:06
그림책 '여섯 사람' 중에서
# 인간의 욕심에 의해 폭력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옛날에, 평화롭게 살기 위한 땅을 찾아다녔던 여섯 사람은 그들의 바람대로 비옥한 땅에 정착하여 자신의 터전을 일구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들에게 걱정이 생겼다. 그것은 누군가가 자신들의 재산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었다. 결국, 그들은 서로 순서를 정하여 보초를 서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군인을 고용하여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게 했다. 싸우지 않는 군사는 게을러질 수도 있다는 또 다른 걱정에 사로잡힌 여섯 사람은 평화롭게 사는 이웃 마을 사람들을 공격하여 그들의 영토를 빼앗았다. 그렇게 땅을 약탈하는 과정이 반복되었고 땅을 빼앗긴 사람들은 바다 건너 또 다른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도망친 사람들도 이전과는 달리 또 다른 공격에 대비하여 자신들의 군대를 키워간다. 그리고 또다시 우연히 벌어진 사건으로 두 마을 사이에는 큰 전쟁이 일어났고 결국 양쪽 마을에서 각각 여섯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죽게 되는 슬픈 결말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각각의 여섯 사람은 또 다른 평화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림책 '여섯사람'은 인간의 욕심에 의해 어떻게 폭력이 생겨나고 그것이 전쟁으로 발전하며 결국 서로 돌이킬 수 없는 파멸에 이르게 되는지를 단순하면서도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반복된 폭력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을 지킬 수 없는 힘없는 사람들이다.

전쟁이 일어나는 과정을 단순하게 그렸지만 실제로 이러한 폭력의 악순환은 국가 간의 전쟁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작은 공동체, 사회에서 더욱 빈번하게 경험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저스티스 미션(International Justice Mission)의 설립자인 게리 A. 하우겐이 쓴 '폭력국가'는 실제로 가난한 자들에게 자행되는 폭력의 실상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1994년 UN의 르완다 대량학살 수사팀으로 일하면서 직접 목격한 '폭력'의 실상과 이를 방조하고 있는 사법제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메뚜기 떼의 습격'이다. 1875년 미국 중서부에 2천7백만 톤의 메뚜기떼가 날아와 250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매일 먹어치웠다. 그러나 이러한 재앙이 지금도 폭력의 결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폭력과 이를 방관하는 사회시스템 그리고 피해자가 받은 트라우마로 인한 우울감과 치료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일상 속에서 매일 메뚜기떼의 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 인간의 탐욕은 '죄'

저자는 매우 구체적인 사례를 통하여 결국 가난과 빈곤은 식량부족이나 전염병이 아니라 바로 폭력에 의한 것임을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여성 그리고 아동은 그 폭력의 양상이 더욱 심각하며 사법제도 또한 이들을 오랫동안 외면해 오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저자는 결국 형사 사법제도가 불완전할지라도 지속적으로 국가와 공권력이 힘있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도구가 아닌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개혁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자신의 재산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든, 국가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든 폭력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 더구나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해 공권력이 사용되고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법제도가 오히려 약자들을 억압하는 폭력의 도구로 사용될 때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법집행을 바로잡아 폭력에서 빈민을 보호하는 일을 진전시키고자 한다면,
법집행이야말로 빈민을 괴롭히는 폭력을 해결하는 데 '필수'임을 의심치 말아야 한다.



인간의 죄는 결국 '탐욕'과 연결된다. 그리고 그 욕심은 언제나 폭력을 도구화한다. 인간의 죄성은 자신을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려 하기보다는 그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탐욕을 정당화한다. 성경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탐욕을 죄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인류 역사를 통해 이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음을 성경을 통해 보게 된다.

이러한 폭력과 혼란의 시기 속에 교회는 과연 성경의 가르침대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질문해 본다. 아니면 오히려 보호해야 할 사람들을 이용하여 착취하고 수단화하는 폭력을 자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철저한 반성과 회개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약함과 섬김의 본을 보이신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돌아갈 때이다.

황인성 목사 / 책보고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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