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세계와 부실한 교회

혼돈의 세계와 부실한 교회

[ 여전도회 ] 교회여성과 계속교육원 12

한국기독공보
2020년 08월 12일(수) 14:05
"먼저 급변하는 우리 시대의 특징을 살펴보고 이 같은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교회의 위기적 현실을 짚어본 후에 여전도회 계속교육원의 선교적 역할을 생각해보자."

서구 기독교 국가들이 주도하던 시대는 가고 이제 세계는 인종, 종교, 문화와 자원을 같이하는 집단들이 함께 뭉치는 세상이 됐다. 1996년 사무엘 헌팅턴이 주장한 대로 소련연방의 와해로 끝난 냉전체제 이후의 세계는 종교와 문명들의 갈등과 충돌의 시대로 바뀌는 것 같다. 21세기가 시작되던 2001년 서구 자본주의 세계의 상징이었던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아랍권 사람들에 의해 붕괴된 것은, 21세기가 전통적인 서구 기독교 자본주의 세계와 아랍과 중동 회교 세계 등의 종교와 인종 및 문명 간의 갈등의 시대가 된 것을 천명하는 사건이었다.

지구촌 시대의 특징으로 나타난 온 세상 사람들의 왕래와 확산으로 다양한 인종, 세계관, 종교 및 풍습이 온누리에 퍼지고, 섞이고 있으며, 이에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세계가 19개의 종족집단으로 분리·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와 더불어 세계교회의 교세와 구조도 변하고 있다. 오랫동안 세계교회를 주도해 온 서구교회의 쇠퇴와 피선교지역이었던 아프리카, 중남미 및 아시아의 교세가 성장한 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괄목할만한 교회사적 변화이다.

그런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이 많이 읽는 책을 쓴 필립 젠킨스는 머지않아 '백인 크리스찬'이라는 말이 오늘날의 '스웨덴 불교도'이라는 말처럼 생소해질 것 같다고까지 말한다. 2000년 교회 역사가 보여주는 교훈은 어떤 개교회나, 나라나 지역의 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한 예가 없다는 사실이다. 젠킨스가 쓴 책의 제목이 그와 같은 뜻을 의미한다. 그 책의 제목은 '기독교의 사라진 역사'(The Lost History of Christianity)인데 함께 붙은 부제가 '중동, 아프리카 및 아시아 교회의 1000년의 황금기와 사멸 과정'이다.

말하자면 요즘의 서구교회만 쇠퇴한 것이 아니고 한때 융성했던 여러 지역의 많은 교회들이 쇠퇴했던 것이다. 예루살렘교회는 어디 있는가? 안디옥교회와 소아시아 일곱 교회는 어떻게 됐는가? 백인 교회들 중에 아직도 상당한 교세를 지탱하고 있다는 미국교회도 전통적인 주류 교단들의 신학과 도덕적 위기(동성애 문제, 종교다원주의) 등으로 실상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부흥했던 교회가 왜 쇠퇴하는가? 혹독한 박해로 흩어지는 경우를 빼면 대개는 그 이유가 교회 자체의 내부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 십자가 정신, 즉 겸손과 섬김의 신학과 영성이 약화되고 '영광과 성공과 번영의 신학'이 지배하는 교회는 결국 메마르고 쇠퇴했다. 이는 존 스토트가 지적했듯이 제자도의 결여 때문이다. 유럽의 교회들이 그랬듯, 미국의 교회들도 그 길을 가고 있다.

쉬운 예로, 수정교회를 보라. 로버트 슐러는 화려하고 큰 교회당을 짓고, 그 이름을 대성당이라 자랑하며 무신조, 혼합, 실용주의, 현세적 성공과 번영의 복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설교해 그 예배를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이라고 텔레비전으로 의기양양하게 방영했다. 그 교회를 아들에게 세습한 후 다시 딸에게 세습시켰으나 결국은 파산하고 그 건물은 천주교회의 소유가 됐다. 그동안 적지 않은 한국의 목사들도 그를 부러워하고 멘토처럼 여기며 본받기에 힘썼으니 이미 한국교회도 그 늪에 빠진 감이 있다.

근자에 비서구권의 교회들이 성장했다지만 실상은 간단하지 않다. 교회가 성장한다는 지역들은 대부분이 세계에서 에이즈와 마약 문제, 부정부패와 독재정권과 인종분규가 가장 심한 곳들이다. 교회가 부흥하면 이런 문제들이 줄어들고 사회 정의와 평화와 자유가 향상돼야 하지 않은가?

교회가 1마일이나 자랐어도 1인치도 깊이가 없다는 개탄은 오늘 우리들 앞에 놓인 교회 상황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제자양육으로 대성장을 이룩한 표본적인 교회가 큰 분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많은 교회들이 열심히 성경공부를 장려하고 제자훈련에 힘썼지만, 과연 오늘의 현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말레이시아 감리교회의 화융 감독은 한국교회가 아시아 복음화를 주도하리라는 기대를 가졌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지도층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제자훈련이라는 이름 하에 다양한 성경공부, 기도회 및 여러가지 프로그램으로 교인들을 교육해왔지만 진정한 제자화까지 이르는 데에는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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