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연락사무소 폭파와 향후 남북관계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와 향후 남북관계

[ 기고 ]

고영은 교수
2020년 06월 25일(목) 14:52
북한 최고 통치자인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북한 로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인 김여정이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한 정부의 묵인을 주장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6·15 20주년 발언을 문제 삼아 비난을 하고, 급기야 6월 16일 오후 2시 50분에 남북정상합의로 세워졌던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였다.

우리는 먼저 상황을 이렇게 만든 원인에 대해서 잘 살펴보아야 한다. 우선 이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지에 문제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3가지 합의 사항이 있었는데, 두 번째 합의문에는"상대방에 대한 모든 적대행위 전면중지와 비무장지대의 평화 지대화"에 대한 합의사항이 있었다. 이러한 합의로 인해 남북 양측은 휴전선에서 비방방송 중단 및 전단 살포와 같은 그동안 해왔던 일체의 행위들을 중단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는 합의 사항을 지켜졌지만 민간단체인 탈북자 단체에서는 대북전단 살포를 지속적으로 진행시켜 온 문제가 있다.

그러나 좀 더 깊숙하게 북한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대북 전단지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외에도 다른 복합적인 문제들이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남북합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은데 가장 큰 요인이 있다. 2018년 4·27 합의문처럼 9·19 남북 합의 사항에서도 비무장지대에서 적대행위 금지 및 전쟁위험 제거에 합의한 바 있다. 그리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동·서해안의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착공식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서해안 경제공동특구, 동해안 경제공동특구 조성을 협력해 가기로 합의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들은 2019년 2월 28일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북미회담의 결렬로 인해 합의사항들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합의사항들을 진행할 수 없었다. 현재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에 종속되어있는 종속 변수이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됨에 따라 그동안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 역시 한걸음도 내디딜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남북문제에 대해 미국 중심의 지나친 당사국을 고려하지 않는 자국중심주의 독선적 태도와 더불어 우리 통일부와 외교부의 안일했던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필자는 이러한 의문을 크게 두 가지 북한 내 사정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는 권력 중심에 서 있는 김정은의 통치 권력과 관련된 부분이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이 보여준 남측 대표들에 대한 환대의 목적은 북한 핵문제 타결을 통해 미국 및 UN의 대북제제 해제를 통한 경제 회생과 체제보장을 받아내고자 했던 행동이었다. 김정은으로서는 북한 핵에 대한 북한 내 군부실세들 및 강경론자들의 주장을 억누르고 김정은의 정치적 결단으로 밀어붙인 일종의 정치적 모험과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노력들은 하노이회담 결렬로 인해 최고 지도자가 제시했던 경제 회생에 대한 희망은 무력화 되고 말았다.

결국 북한 통치자 김정은의 대남 및 대미 정치적 행보는 비핵화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통치자로서 리더쉽이 크게 손상을 받을 수 있다. 둘째는 현재 당면하고 있는 심각한 북한의 경제적 위기 상황이다. 2020년 현재 북한 경제는 1994년 북한이 경험했던'고난의 행군'시기와 같은 강력한 경제적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두 가지 외부적 충격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첫째는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대북경제제재가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대북제재 실시이후 북한 경제는 2017년 -3.5%, 2018년 -4.1%의 급격한 하락세를 보여 왔다. 두 번째는 중국발 코로나 쇼크이다. 한국무역협회(KOTR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 발생이후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대중국 수출입 모두 약 9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국경차단은 북한이 대외 무역에서 90%를 차지하는 대중국 무역에 치명타를 가했다.

이번 김여정의 대남 강경발언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현상적으로 북한의 행동은 불쾌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하지만 반면에 이러한 북한의 행동은 북한의 생존을 위한 절규라고 볼 수 있다. 약속은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지키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남북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남북문제를 점검하고, 문제가 되고 있는 약속된 합의사항들을 실천해 갈 수 있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핵화와 남북 협력을 위한 신뢰를 구축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영은 교수(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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