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교회에 던지는 메시지

코로나가 교회에 던지는 메시지

[ 5~6월 특집 ] 8.코로나 이후의 선교

이윤재 교수
2020년 06월 24일(수) 00:00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코로나가 종식 되더라도 "경제 완전 회복은 불가능하고, 90% 이코노미로 멈출 것"이라고 했다. 경제의 10%는 되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가 경제에 끼친 파급은 과거의 경제위기와 차원이 다를 정도로 심각할 뿐 만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특징이 있다. 코로나가 경제에 악 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것이 일자리 감소이다. 금년 4월에만 47만 6000개, 5월에도 39만 2000개가 날아갔다. 야속하게도 코로나는 취약계층과 청년층의 일자리부터 앗아 갔다. 임시직 및 일용직 일자리가 지난 3월에 59만 3000개, 4월에 78만 2000개, 5월에 65만 3000개 없어졌다. 청년층이 많이 일하는 아르바이트도 대거 사라졌다. 청년실업률이 5월에 9.2%로 전체 실업률 4.5%의 2배를 넘고 있다. 청년층의 잠재적인 실업자까지 포함되는 확장실업률은 26.3%로 청년 넷 중에 한 명은 실질적으로 실업자인 셈이다.

국내에서 신규 감염자가 다시 속출하고 있다. 중국의 북경에서도 감염자가 급증하여 제2의 우한 코로나 사태가 벌어질까봐 초긴장을 하고 있다. 미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세계 도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V자형 경제회복은 물 건너 간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OECD는 재 확산이 있을 경우 세계경제는 -7.8%까지 추락할 것으로 경고했으며, 한국의 성장률도 -2.5%로 떨어질 것으로 수정 예측했다. 우리의 주요한 수출시장인 미국 성장률 -8.5%, 중국 -3.7%, 일본 -7.3%, 독일 -8.8%로 예측되고 있다. 역성장으로 경제난이 닥치면 취약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미국의 MIT대 애쓰모글루 교수('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도 코로나 이후 경기하강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생계위협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이후엔 고용구조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 날 것이다. 향후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인해 대면 서비스의 일자리 상당 부분이 로봇이나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다. 현재 취약계층이 일하고 있는 대부분의 대면 서비스 일자리가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코로나 이후 경제 양극화가 심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에서 각종 복지 및 구제 프로그램을 통하여 도움을 주지만 사각지대가 생기게 마련이다. 교회가 이런 사각지대를 메 꿔줄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에 교회의 재정을 교회 밖 곤경에 처한 이웃을 위해서 곳간을 적극적으로 여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편 코로나가 우리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예기치 않은 실험(?)을 하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변화가 비대면(또는 언택트)의 일상화이다. 국내 A대학에서 2학기 개강에 참고하려고 9000여 명의 재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에 '오프라인 100% 강의', '온라인 100% 강의', '온 & 오프라인 병행'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했는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100%' 강의방식을 선호하는 비율이 평균 30%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온라인 100%'는 47%로 높게 나왔으며, '온 & 오프라인 병행'은 24%로 낮았다. 물론 실험실습 강좌는 대면강의를 선호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젊은이들은 이번 코로나로 인한 변화를 과감하게 수용하고 적응하려는 적극성을 보여 준 것으로 해석된다.

교회도 아마 사정이 비슷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비대면 온라인 예배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점차 익숙해짐을 경험했다. 비대면 온라인 예배는 장단점이 있으며 편리함도 있어 코로나 이후엔 교인들의 출석률에도 상당한 변동이 예상된다. 일반 평신도들은 예배방식에 대한 인식이나 예배의 본질에 대해서 적지 않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도 대면예배로 전환된 지 한 달쯤 지났는데도 교인들 출석이 예전 같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올까? 또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교회 선택 폭이 넓어져 교인들의 이동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교회재정에도 꽤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잃어버린 경제 10%'처럼 교회 재정도 상당 부분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

앞으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독감처럼 계절병으로 종종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이에 대비해서 예배 및 교육 훈련 등 전반적인 교회의 프로그램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자립대성교회에는 그림의 떡이다. 디지털 전환에는 많은 재정투입이 필요하여 영세한 자립대상교회에 대한 지원이나 디지털 인프라 시설 공유 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현재 빽빽하게 앉는 밀집된 예배당 보다는 일정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예배공간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또한 교회 방역시설이나 방역 시스템 등 안전이슈도 교회 선택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물리적인 인프라 시설은 대형교회가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어서 이로 인해 교회 간 양극화가 우려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가 던져준 또 다른 메시지는 정보의 투명성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불투명한 정보나 은폐는 공동체의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일깨워줬다. 사람들이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어 정보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더 한층 증가될 것이다. 교회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 기회에 혁신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회 재정에 대한 투명성, 목회자 초빙 및 임직자 선출 등 중요 사항에 대한 합리적 수준의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은혜롭지 못하다거나 과거부터 관행이라면서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코로나로 고통을 겪지만, 이번 기회에 교회가 더욱 갱신되고 하나님께서 세상을 섬기는 사명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교회 및 교인들에게 주신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윤재 교수/숭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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