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성찬 시기상조"…예배 신학적 논의 후

"온라인 성찬 시기상조"…예배 신학적 논의 후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0년 04월 07일(화) 10:28
온라인 성찬식은 가능한가? 요즘 교계에서 뜨겁게 달궈진 논쟁거리다. 전통적인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바꿔 놓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이제 온라인 성찬식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온라인 성찬식에 관한 논쟁은 종려주일과 부활주일에 성찬식을 거행하던 대부분의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면서 당장 성찬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시작됐다. 온라인에서 한 목회자는 "신학적으로 큰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이버 성찬식을 거행했다"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일부 교회에선 광고시간에 사이버 성찬식을 거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사이버 성찬식에 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교회 예배가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성찬식은 한국교회만의 고민이 아니라 미국장로교회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장로교회(PCUSA)는 지난 3월 26일 총회 사무국 발로 권고사항을 발표하면서 교회가 긴급한 상황에서 온라인이나 인터넷상의 성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쳐 귀추가 주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온라인 성찬에 대해 "아직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예배신학자인 김명실 교수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 속에서 목회자들의 신학적 소견에 옳은대로 성찬성례전을 쉽고 빠르게 변형해나가는 것은 지혜롭지 않고, 결과적으로 신학과 실행의 무질서를 낳게 되기에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온라인 성찬에 대해 좀 더 논의하고 공식적인 실행과 신학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

1439년 플로렌스공의회가 간행한 '아르메니아인을 위한 칙령'에 따르면, 성례전에는 적절한 물질, 정확한 언어형식, 임명된 집례자 등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언급돼 있으며 이것이 성례전이 바르게 수행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돼 왔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을 통해 성찬이 집례된다면, 이 세가지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현재까지의 신학과 이해 속에서 온라인 성찬은 이것들을 모두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실제 물질을 먹고 마시는 것이 원칙인 물질이라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공동체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하나의 떡 덩어리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고 성찬을 통해 수직적 의의와 수평적 의의가 모두 확인돼야 하는데, 별개의 떡과 포도주를 스크린 앞에 준비했다가 온라인을 통해 들려오는 집례자의 지시에 따라 그것을 먹고 마시는 것은 "하나님의 몸된 교회"를 상징하는 성례전 신학과 실행을 거의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아직 아닙니다. 기다려주십시오"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성찬을 준비하고 싶다는 분들에게 그는 한두 방식을 제안했다. 첫째, 설교처럼 녹화나 실시간으로 교회에서 집례자와 회중을 대표하는 분들이 실행하는 성례전을 중계하는 방식이다. 둘째, 녹화 혹은 실시간 중계, 혹은 쌍방향 온라인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에게 녹화나 실시간 예배 속에서 행했던 성찬의 떡과 포도주를 예배 후에 신앙공동체를 대표하는 몇 분과 함께 그 떡과 포도주를 전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예배신학자인 정장복 총장도 "'온라인 성찬식'은 절대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온라인 성찬식은 예배당 예배가 무너지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매주일 성찬식을 거행해야 한다는 종교개혁자 칼뱅의 말을 인용한 그는 역사적으로 초대교회는 설교가 없었고 성찬만이 있었다며 예배당 예배의 핵심은 성만찬이라고 강조했다. 이것이 교회의 전통이고 역사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교회의 전통적인 예배 방식을 바꿔놓았고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논의해야 할 상황을 만들었다. 한국교회는 보다 깊이 있는 신학적인 논의를 통해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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