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8년 07월 20일(금) 10:59
요즘 세상은 '속도혁명'이란 말이 나올 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국교가 없는 국가 간의 정상회담은 보통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은 2018년 3월 9일에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 뒤 불과 3개월 만인 6월 12일에 전격적으로 회담을 가졌다. 그것도 5월 24일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발표하고, 하루만에 재추진을 시사하는 극적인 일까지 겪었다.

뉴욕 타임즈는 북미정상회담이 발표되자 6월 12일에 회담을 갖기는 준비가 빠듯해서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통적인 관례에 따르면 타당한 지적이었다. 그러나 북미는 관습을 깨고 판문점, 싱가포르, 뉴욕에서 각급 회담을 동시에 실무적인 준비를 했다. 사안의 긴급성과 당사자들의 캐릭터를 비롯한 복잡한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다. 뉴욕 타임즈의 엘리트 기자들의 감각으로는 '미친 속도'로 밖에 이해할 수 없는 '예외적인 속도'였다.

북미 정상회담만이 아니다. 현대 세계는 속도혁명의 와중에 휩싸여 있다. 요즘은 어느 나라에서 음악이 하나 유투브에 오르면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공유된다. 벌써 여러 해 전부터 영화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하고 있다. 한 나라 정치인의 스캔들도 거의 동시에 전세계에 공유되고 있다. 전세계가 사건을 동시적으로 공유하며 생활한다고 할 수 있다. '미친 속도'가 일상이 되고 있다.

생활도 그렇다. 요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대체식이 2030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이다. 미숫가루와 같은 고운 분말을 담은 플라스틱 병에 찬물을 붓고 잘 흔들어서 마신다. 간단한 식사 대용이다. 라면끓이는 시간도 아까워서 대체식을 택하기도 하지만, 점심시간을 절약해서 '소확행'을 누리는 이도 있다. 서점을 찾거나 모자라는 잠을 보충하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대체식을 마시는 이도 있다. 덕분에 대체식 시장이 최근 2년 사이에 급성장했다. 2015년 말에 대체식을 출시한 ㅇ 회사는 2017년에 매출 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해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또 다른 ㅇ 회사는 2018년 매출 목표를 200억원으로 높였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모 패션잡지와 함께 20,3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일상의 삶을 조사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관에 의뢰한 설문 결과는 2030 세대의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 20대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64.5%)를, 30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57%)을 중시했다. 단조로운 생활을 벗어나 다양한 활동으로 개인의 행복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였다.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 식사시간을 아껴서라도 '소확행'을 추구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두기 어렵게 된다. 사회적인 격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 가치판단을 바르게 하기 어렵다. 위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20,30대 젊은 층의 60%가 현재 라이프스타일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변화를 추구할 만큼의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고 고백했다.

소확행을 추구하는 세대에게 영생의 복음을 전할 방법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2030세대가 오늘의 삶 속에서 영원한 생명의 기쁨을 누리도록 하늘의 은총을 '느끼게' 해야 한다. 매 주일 드리는 예배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어야 한다. 이들이 거룩한 희생을 감당하는 믿음에 이를 때까지 참고 기다리면서 일상에서 구원의 감동을 느끼도록 도와야 한다.

변창배 목사/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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