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 목양칼럼 ]

손미애 목사
2018년 07월 20일(금) 10:00
지난 몇 년간 걸어온 길을 생각할 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누리며 하나가 됐던 시간들이 그렇다. 그 시간들이 소중한 이유는 그 경험을 통해 우리가 성큼 성큼 자라났기 때문이다.

우리의 성장은 설교가 탁월하거나 훌륭한 강사가 있거나 좋은 프로그램이 진행됐던 때보다 연약한 지체들이 자신의 깨어지고 상한 모습을 드러내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할 때 일어났다. 예배나 기도회 중에도 그런 은혜가 갑자기 찾아왔는데, 스스로 해결할 수 없던 죄와 상처가 고백으로 풀어지는 순간과 그때 놀랍게 역사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동체 안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큰 선물을 받는 일과 같았다. 하나님은 가장 연약한 교인들을 통로로 삼아 온 교회가 먹을 영의 양식을 넉넉히 주셨고, 이런 일들은 세상 가치로 이해하기 힘든 놀라운 일이었다.

세상에선 '유능하고 뛰어난 소수의 사람들이 무지한 대중을 먹여 살린다'는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상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뛰어난 경력과 외모로 무장하고 약한 부분은 최대한 숨겨야 한다'고 날마다 충고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정반대의 은혜를 부어주심으로 넉넉히 세상을 이기게 하신다.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고후 12 :9~10)"

단 한 번의 아픈 고백이 수많은 죄와 상처들을 순식간에 없애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믿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싸움이 반복되는 여정 가운데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시는 십자가의 능력이다. 마지막 힘으로 주님을 부를때 외면치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또한 그 시간을 함께 기다려줄 공동체가 '교회'라는 이름으로 우리 옆에 있다는 사실이다.

"저는 언제쯤 괜찮은 사람이 될까요? 끝이 있기는 할까요?" 이 어려운 질문에 우리 교회는 늘 대답할 말을 가지고 있다. "실패를 반복해도 괜찮습니다. 주님도 교회도 끝까지 함께 갈 것입니다."

손미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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