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에 응답하는 행복한 자녀로"

"사명에 응답하는 행복한 자녀로"

[ 아름다운세상 ] 자녀교육 코칭하는 민치과 민병진 원장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8년 07월 11일(수) 10:21
민병진 원장(좌)은 매일 자녀와 함께 영어성경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자녀의 영어실력이 향상되면 공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와 계시의 영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경을 가까이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녀로 서 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의사가 될 수 있나요?" "우리 아이도 명문대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자녀의 교정치료를 위해 민치과를 방문한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민병진 박사(민치과 원장·온누리교회)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민 원장 가족을 살펴보면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본인과 자녀인 승기 씨까지 4대에 이어 전문의라는 특수한 이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 원장은 소위 일류대를 졸업하고, 보스톤 치대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교정과 대학원까지 수료해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에게 늘 부러움과 경외의 대상이다. 몇 해 전에는 SBS영재발굴단 '명문가의 비밀 편'에도 출연했다. 민 원장은 바쁜 교정치료에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 강의 요청으로 틈나는대로 강의 일정까지 소화하고 있다.

기자도 민 원장에게 위와 비슷한 질문을 해봤다. 그러나 답변은 의외였다. "공부 잘 하는 비결이요? 그건 너무 뻔합니다. 다른 질문을 해주세요. 자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을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기자에게 취미가 무엇인지 물었다.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고 자녀와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것이 자녀교육 성공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공부 잘하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다소 엉뚱한 답변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민 원장이 관심을 가진 주제는 '어떻게 성공시킬 것이냐' 보다 '어떻게 행복하게 살게 할 것이냐'였다. 이어서 그는 '성공'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세상적으로 성공하게 되면 돈과 권력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 둘은 어둠의 세력, 즉 사단이 조종하는 주 무기입니다. 이 둘을 쫓아가다 보면 결국 이기적이고 불행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민 원장은 자녀에게 무조건 공부하라고 요구하기보다'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고, 스스로 정확한 목표와 비전을 갖게 되면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알아서 공부하게 된다고 말했다. "영재로 키우면 뭐 합니까? 영재들이 과연 세상을 좋게 만들었을까요? 영재들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민병진 원장과의 대화를 이어갈수록 '공부=성공=행복'이라는 공식은 산산히 깨졌다. 자녀와 공유하는 취미활동을 찾았다면 "취미활동을 함께 하는 시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라"는 것이 민병진 원장이 제안하는 성공적인 자녀교육 두번째 단계이다. 민 원장과 승기 씨는 종종 테니스를 함께 치며 부녀간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라며, 자녀들이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부모가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고, 발견한 재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멘토링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이어서 "하나님의 때가 이르면 자녀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재능을 사용하며 사명을 완수해나가는 것이 행복한 성공"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사회에 뿌리깊은 성공지향주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 오랫동안 유교사상으로 인해 양반이어야만 하고, 출세 지향적이고, '출세가 곧 행복'이라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평등한 세상, 함께 사는 세상이 아닌 서열경쟁만 하다 보니 한국 교육은 늘 제자리 걸음이고, 아이들은 생각을 나누는 토론에는 서투르고 '공부만 하는 바보'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다음세대들이 '헬조선'이라고 부르는 이 곳에서 유일한 희망은 기독교 정신의 교육"임을 강조하며, "헬조선은 어둠의 세력이 지배하고 있는 한국의 영적 현실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민 원장이 제시하는 자녀교육 세번째 단계는 "예수님과의 끈이 끊어지지 않도록 자녀들을 양육하라"는 것이다. 부모 자식간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탄탄한 자녀들이 부모와의 관계의 끈도 튼튼하다는 것이다. 덧붙여 "부모는 자녀를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내 주장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틀에 맞춰 교육하라"고 조언했다. 부모와 자녀 관계가 깨어진 가정을 들여다보면 부모가 자녀에게 세상적 성공만을 주입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세상적 성공의 유혹에서 빠져나와 자녀들이 매순간 영적 전쟁을 하고 있음을 인식시켜주고 건강한 영성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어느 날 인생을 돌이켜보니 세상적으로 성공했지만, 그닥 행복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민 원장은 "교만을 내려놓고 영적인 삶을 추구했을 때 행복이 찾아왔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내 자녀가 성공했지만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게 할 것인가, 행복한 성공의 삶을 살게 할 것인가? 자녀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갈림길에서 부모의 역할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경남 기자

인터뷰-민병진 원장의 딸 민승기 대표



민병진 원장의 딸인 민승기 씨(사회적기업 위드마이 대표·온누리교회)는 부모의 교육방침을 어떻게 느꼈을까? 혹여 인터뷰 내용과 달리 딸에게 공부하라고 닥달하진 않았을까? 민 대표는 "학창시절 부모님은 한번도 성적표를 보자고 말한 적이 없었다"며, "성적이나 학교생활에 너무 관심이 없으신 것 아닌가 의아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성적에 대해 묻진 않았지만 부모는 늘 승기 씨에게 "뭐든지 잘 할 수 있다"고 인정해주고 믿어주었다.

실제로 승기 씨는 공부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해 공부를 등한시한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성적이 많이 떨어지자 오히려 본인이 초조해져 과외공부나 학원이라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고등학교 시절 홀로 유학길에 오르게 되면서 승기 씨는 자연스럽게 독립적인 성향을 갖게 됐다. 승기 씨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부친이 강조한'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가'에 대해 폭넓은 관점을 갖고 고민했다. 미술과 디자인 계통에 재능이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려 아버지와 같은 치과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학위를 마친 후 승기 씨는 매주 한 차례 지역 보건소에서 저소득계층을 위한 무료클리닉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아빠와 저는 성격도, 성향도 많이 다릅니다. 자녀가 부모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표출할 때 반감을 갖지 말고 들어주고,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질문해주세요." 민 대표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준 부모로부터 온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부모의 절대적인 인정과 지지가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치과 의사로 활동하다가 귀국한 승기 씨는 현재 사회적기업 '위드마이'대표로 또 다른 인생을 설계해 살고 있다. "환경과 동물에게 해를 가하지 않으면서, 0세부터 임산부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쓸 수 있는 안전한 치약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는 민 대표는 치과의사로서 이웃은 물론, 모든 생명을 위한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첫 단계로 '친환경 유기농 비건(vegan) 인증 치약'을 개발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치약 패키지 포장까지도 재생지나 FSC인증 종이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소비자가 치약 한 개를 구입할 때마다 국내아동 보호시설이나 해외 봉사활동을 통해 알게된 필리핀의 쓰레기마을인 빠야따스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치약 한 개가 기부된다. 기부물품이 넘쳐나는 경우도 생겨 앞으로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기부를 고려중이다.

민 대표는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친환경적이며, 방부제나 해로운 화학물질을 넣지 않은 생활필수품을 하나씩 개발해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창조하신 지구와 동물들을 위해 꾸준히 채식도 실천 중"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더 싸게 더 많이 먹기 위해 동물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있는 현실을 알리고 채식을 지향하는 삶을 권한다"고 말했다.

"제가 만든 제품을 보고 사람들이 환경문제와 동물이 받는 고통을 생각해보고, 삶이 조금씩 변화하길 바랍니다."

성격도 생각도 다른 부녀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는 가치관은 꼭 닮은 것 같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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